청양고추 값 반토막…풋고추보다 싸

농수산물 시세
‘매운맛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청양고추 값이 뚝 떨어져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가격이 1년 새 반토막이 나면서 올해는 이례적으로 일반 풋고추보다 싼값에 거래되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청양고추 상품(上品) 10㎏의 전국 평균 도매가는 5만740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11만8160원)보다 51.4% 떨어졌다. 평년 가격(10만5047원)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반면 풋고추 상품 10㎏은 9만1400원으로 전년(7만6840원) 대비 18.9% 올랐다. 청양고추 값이 급락한 것은 1년 새 재배면적이 전국적으로 20%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년간 청양고추 가격이 강세를 띠자 풋고추 농가는 물론 오이, 호박 등 과채류 농가까지 재배에 뛰어들어 공급량이 폭증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산물과 육류 소비가 위축된 것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전체 청양고추 물량의 50%를 생산하는 경남 밀양을 비롯해 진주 등의 농가에선 잇단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청양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시장 가격이 생산비 아래로 떨어져 밭을 갈아엎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21~23일 하나로클럽 서울 양재점에서 청양고추 한 봉지(1㎏)를 3000원에 판매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