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 이용하던 이민자, 창업 5년 만에 억만장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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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쿰 와츠앱 CEO는우크라이나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무료 급식소에서 끼니를 때우던 한 청년이 20년 뒤 정보기술(IT) 업계 억만장자가 됐다.
대학중퇴후 IT회사 취업
2009년 액튼과 공동창업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을 인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간 IT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얀 쿰 와츠앱 공동창업자 겸 CEO는 순식간에 스타가 됐다. 창업 5년 만에 190억달러(약 20조3870억원)에 회사를팔아 와츠앱 지분의 45%를 가진 쿰도 자연스레 돈방석에 올랐기 때문이다.
쿰은 우크라이나 키예프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병원 등을 짓는 공사장 관리자였다. 그의 집은 전기도 안 들어오고,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16세 때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식료품점에서, 어머니는 보모로 일했다. 어머니가 암에 걸리자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했다. 끼니를 위해 무료 급식도 자주 이용했다. 쿰이 경력관리 사이트 ‘링크트인’에 올린 프로필에 따르면 1995년 고교를 ‘겨우’ 졸업했고 새너제이주립대를 중퇴했다. 이후 쿰은 야후에서 보안 시스템과 인프라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9년간 일했다. 이때 쿰은 와츠앱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액튼을 만났다. 둘은 2007년 야후를 퇴사했고 2년 후 와츠앱을 차렸다. 쿰이 와츠앱을 창업할 때 세운 비전은 ‘스마트폰의 종류와 상관없이 어디서나 공짜로 친구와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앱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지금도 쿰의 책상에는 ‘노 광고! 노 게임! 노 속임수!(no ads! no games! no gimmicks!)’라는 쪽지가 붙어있다. 광고와 게임보다는 메신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사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인수 직후 블로그를 통해서도 “페이스북에 인수되더라도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광고를 붙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임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