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검은머리 외국인' 족집게네!

투자종목 매달 5% 초과수익
케이맨제도 등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에 근거를 둔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제로는 내부 정보 등을 이용한 정보 거래자로, 국내 기업 내부자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증권학회에 따르면 양철원 단국대 경영학부 조교수는 ‘조세피난처 외국인 거래의 주가 예측력’을 주제로 한 논문에서 “조세피난처 외국인들의 순매수 금액이 높은 포트폴리오일수록 더 높은 수익률이 나타났다”며 “이는 조세피난처 외국인들의 거래가 주가 예측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2005~2009년 케이맨제도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바하마 등 조세피난처 5개국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과 이들이 사들인 581개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등을 실증 분석했다.

양 교수는 “분석 결과 순매수 금액이 가장 높은 포트폴리오를 매입하고, 금액이 가장 적은 포트폴리오를 공매도하는 헤지 거래에서도 유의미한 양의 수익률이 나타났고, 종목 투자 역시 순매수 금액이 높은 종목을 사고 낮은 종목을 파는 전략으로 매달 5.6%가량의 높은 초과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결과는 투자자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조세피난처 외국인들이 정보 거래자임을 암시하고, 조세피난처 외국인이 실제로는 한국 기업 내부자일 가능성을 그 원인 중 하나로 들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이들의 거래를 주시하고 관련 정책을 입안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