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 간부 등 3명 기소…檢 "사기대출 1조8000억대"

수천억원대 대출 사기를 저지른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이 일으킨 사기 대출 규모는 1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KT ENS 부장 김모씨(52)와 통신기기 업체 대표 오모씨(41), 판매업체 대표 김모씨(41)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장 등은 2008년 5월부터 올 1월까지 매출 채권이 있는 것처럼 대출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은행 16곳을 상대로 총 463회에 걸쳐 1조8000억원 상당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부장은 엔에스쏘울 대표 전모씨(48·수배)와 중앙티앤씨 서모씨(46·구속) 등 업자들로부터 휴대전화 단말기를 납품받은 것처럼 꾸며 매출 채권을 만들고 특수목적회사인 세븐스타에 양도한 것처럼 위조했다. 이후 허위 채권을 담보로 서류를 작성해 시중 은행들로부터 대출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8개 은행에서 129차례에 걸쳐 2322억원을, 오씨는 전씨 등과 9개 은행에서 251회에 걸쳐 1조1248억원을 각각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사기 대출을 받은 금액 중 일부는 상환됐지만 2900억원가량은 아직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2007~2008년 전씨로부터 “납품 등에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10차례에 걸쳐 1억2280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2009년에는 “서류 위조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앞으로도 잘 처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엔에스쏘울 명의의 법인카드를 받아 6221만원 상당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핵심 용의자로 지목된 전씨는 뉴질랜드로 도피했으며 현재 인터폴 적색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다. 검찰은 추가 용의자들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자세한 대출 사기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