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 IT주, 누가 누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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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국내 증시 시가총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정보기술(IT) 업종의 최근 상황은 ‘혼돈’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상당수 대형 IT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투자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이 고전 중인 가운데 그나마 성장성을 유지하던 반도체 부문도 경기가 정점을 지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도 혼조세다.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카 등 일부 업종만 선별적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야별, 종목별로 주가가 차별화되는 ‘각자도생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상장사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낮은 데다 업황도 불투명한 만큼 IT업종 전체가 한꺼번에 오르는 상승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한 스마트폰 진영은 당분간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지위가 ‘혁신 제품’이 아닌 ‘생필품’으로 내려온 만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정체나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과거 반도체 업계처럼 경쟁 업체를 죽이기 위해 단가를 낮추는 ‘치킨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독립리서치사 올라FN의 임홍빈 대표는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의 장벽에 부딪히면서 증시 주도주로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며 “당분간 130만원을 전후한 수준에서 횡보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품주와 관련해서는 “단가 싸움이 본격화하면 협력업체 숫자를 줄이는 대신 단가를 조정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실적 회복세가 두드러진 부문별 1위 업체에만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LED, 스마트카, 자동차용 2차전지 등 신기술 테마 대안주들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경제TV 전문가 안인기 대표는 “업황이 어려운 때는 수급 중심으로 종목을 골라야 한다”며 “스마트폰, 반도체 관련주보다 서울반도체, 루벤스, 사파이어테크놀로지 같은 LED주들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