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고삼석 후보자 부적격"…'최성준 위원장 체제' 출범 진통

이기주 원장 상임위원 내정

이기주 상임위원 내정자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55)이 25일 ‘대통령 지명’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내정되면서 3기 방통위 상임위원 5인에 대한 추천·지명이 완료됐다. 하지만 방통위가 야당 추천 상임위원 후보자인 고삼석 중앙대 겸임교수에 대해 부적격 결정을 내리고 국회에 후보 재추천을 요구함에 따라 3기 방통위 최종 출범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임기가 만료된 김대희 2기 방통위 상임위원 후임으로 이 원장을 지명했다. 이 원장은 경남 사천 출신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정보통신부 통신기획과장, 중앙전파관리소 소장, 홍보관리관, 방통위 이용자보호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임위원 5명 중 위원장과 위원 1인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3명 중 1명은 여당 추천, 2명은 야당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위원 자격 기준은 방송·언론·정보통신 관련 분야의 △부교수 이상 직급 15년 이상 경력자 △2급 이상 공무원 △단체·기관 15년 이상 경력자 △이용자 보호활동 15년 이상 경력자 △판사·검사 또는 변호사 15년 이상 경력자 등이다.

이 기준에 따라 박 대통령은 위원장에 최성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위원에 이 원장을 지명했다. 또 새누리당은 허원제 전 국회의원, 민주당은 고 교수와 김재홍 전 국회의원을 각각 추천했다. 이들에 대한 추천안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고 후보자는 국회의원 비서관과 보좌관(3년11개월), 미디어미래연구소 선임연구위원(5년4개월), 입법보조원(2년10개월),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5년2개월),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시간강사(3년5개월)·객원교수(1년10개월) 등의 경력을 제출했다.

고 후보자의 경력에 대해 인터넷미디어협회(대표 변희재)가 위원 적격 여부를 가려달라는 민원을 방통위에 제기했고, 방통위는 법제처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다. 법제처는 5년4개월의 민간 연구소 재직 경력 이외의 나머지 경력은 자격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렸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지난 24일 저녁 해석 내용과 함께 고 후보자를 대체할 새 위원 후보를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이 자체 법률 자문을 거쳐 추천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인사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