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마다 갈아타고…펀드 오를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변화를

투자의 정석 (2)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변동성 낮은 종목봐라…단기 수익률에 휘둘리지 말고

주식은 미래에 베팅하는 일…뉴스 잘 챙기면 유망종목 보여
중소형·인덱스·고배당주 등 상품별로 분산투자해야
“좋은 주식을 어떻게 고르느냐고요? 3년 뒤에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인지를 판단하는 게 첫 번째죠.”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50·사진)는 “주식에 투자할 땐 현재보다 미래의 기업 가치에 베팅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개별 기업 가치(밸류에이션)를 좀 더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지표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지표의 흐름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구 대표는 강조했다. “특정 시점만 놓고 보면 개별 종목의 투자매력이 높을 수 있지만 이게 일시적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지금 보이는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지, 또 이익이 늘고 있는지 등을 살피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한 종목을 무조건 오래 갖고 있는 것도 올바른 투자방법은 아니라고 했다. ‘장기 투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라’는 얘기다. 그는 “수십 년에 걸쳐 가치투자를 실천하는 워런 버핏도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고 있다”며 “사놓고 오를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3년에 한 번 정도 기업 분석을 통해 갈아타기를 시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지난 5~10년간 순위변화를 살펴보면 자리 바뀜이 무척 심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어제의 가치주가 오늘의 성장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 속에서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수부양 정책을 발표하면 일상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것들이나 시장 지배력이 높은 종목을 골라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한때 60조원을 굴리면서 ‘미스터 펀드맨’으로 불렸던 구 대표는 펀드 투자 요령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상당수 개인은 직접투자만 하거나 주식형펀드에만 올인하는 등 쏠림이 심한 편”이라며 “구체적인 목표 수익률을 세운 다음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라”고 제안했다. 상품별 분산투자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라는 것이다. 펀드 투자자라면 중소형주, 인덱스(지수형), 고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나눠 담을 것을 권했다.

구 대표는 “아무리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펀드라 해도 일시적인 부침은 항상 있기 마련”이라며 “투자기간을 3년 정도로 정해놓고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3년 연속 시장을 이기면서 좋은 성적을 지속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당초 정했던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다면 일부 차익을 실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펀드를 고를 때는 과거 높은 성과를 냈던 기록도 중요하지만 위험 관리가 철저한지를 꼭 따져봐야 한다는 게 구 대표의 조언이다.

그는 “일시적으로 최고의 수익을 냈더라도 꾸준하지 않으면 갑자기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며 “수익률이 조금 떨어져 보여도 변동성이 낮은 펀드를 골라야 장기투자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구재상 대표전남 화순 출신이다. 1988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동원증권 등을 거쳐 1998년 박현주 회장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창업했다. 미래에셋 부회장을 그만둔 뒤 작년 6월 케이클라비스를 설립했다. 현재 6500억원 규모의 일임 자금을 굴리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