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97로 마감…발목잡던 펀드 확매 확 줄어…2000 돌파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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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2500억 쏟아냈지만 추가 매물 부담은 적어코스피지수가 2000선 돌파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이번에도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펀드 매물벽은 조만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2년간 상당 규모의 펀드환매 자금이 빠져나가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섰기 때문에 수급 상황만 호전되면 조만간 20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0 안착 기대감 속 '박스권 매매' 지속 전망도
◆여섯 번째 발목 잡힌 코스피코스피지수는 2일 5.27포인트(0.26%) 오른 1997.25로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과 함께 2001.26까지 오르며 올 들어 처음으로 20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날 투신(자산운용사)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2632억원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이 43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음에도 2000을 넘지 못한 이유다. 국내 기관은 코스피지수가 1960선을 넘어선 지난달 26일 이후 줄곧 매도 우위다. 지난달 27일 이후 31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는 2519억원이 순유출됐다. 코스피지수가 1920선까지 밀렸던 지난달 11일 이후 26일까지는 4733억원이 들어왔다. 1900선 근처에선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1950~2000선 위에서 빠져나가는 패턴이 올 들어서도 반복되고 있다.
박스권에 갇힌 2012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2000선 돌파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지난해까지 2000 돌파 후 펀드환매 규모가 크게 늘면서 지수는 번번이 하락 반전했다. 지난해 9월 코스피지수가 1950선에서 2056.12까지 오르는 동안에도 주식형펀드에서 모두 4조7101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중 75%에 달하는 3조5796억원이 2000선 위에서 나왔다.
◆‘박스권 매매’ vs ‘매물 소진’ 국내 수급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2년에 걸친 학습효과로 펀드 투자자들의 ‘박스권 매매(하단에서 매수해 상단에서 파는 단기 투자전략)’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먼저 나온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은 살아나고 있지만 국내 수급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수 상승을 가로막던 매물벽이 얇아졌다는 전문가도 많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 이후 코스피지수 2000~2050선 사이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5조8200억원 규모”라면서 “2050선 위에서 유입된 자금 규모가 5조9900억원임을 감안하면 원금 회복과 함께 빠져나갈 자금은 거의 다 빠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1950선 근처에서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월간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된 기간(2012년 5~7월, 2013년 6~7월)의 평균 코스피지수는 모두 1900선 아래(1826~1886)였다. 평균 코스피지수가 1950을 넘어선 구간에서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코스피지수 평균치가 1948로 떨어진 지난 1월 6468억원이 유입됐다. 1940선까지 밀려난 2월에도 1315억원이 들어왔다. 이 증권사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일시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3월 전체로는 1500억원가량이 순유입됐다”면서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지수대가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수급이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