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트라우마'에 빠진 경제] 석탄일 기념식 대폭 축소
입력
수정
지면A5
조계종, 연등회 등 최소화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는 올해 부처님 오신 날(5월6일) 봉축행사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대폭 축소 또는 취소되거나 추모행사로 전환된다.
대한불교 조계종 관계자는 “26~27일로 예정된 봉축 연등회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국민적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추모행사로 전환, 화려한 축제 분위기는 자제하고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국민추모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26일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열리는 어울림마당(연등법회)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연희단의 축하 가무공연은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희생자와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발원하는 의미로 천수경 독경과 축원의식을 진행한다.
연등법회에서는 개회사와 기원문, 발원문 낭독을 통해 국민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의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후 7시부터 동대문에서 종각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연등행렬에선 풍물패와 가무공연을 모두 제한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등행렬의 선두에는 희생자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2m 크기의 흰색 장엄등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적색 장엄등을 300여명의 스님들이 들고 행진한다. 각 사찰 및 불교단체들도 행렬 맨 앞줄에 화려한 연등 대신 추모의 뜻을 담은 백색등을 들고 행진토록 했다.
아울러 연등행렬 참가자들은 화려한 옷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슴에 추모리본을 단 채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해 기도하며 행진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9시30분 종각 사거리에서 진행되는 회향한마당도 예년의 흥겨운 공연 대신 희생자의 애도와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발원하는 자리로 전환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또 사찰별로 가로연등 사이에 백색 가로연등을 설치해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했다. 지난 23일 저녁 점등한 청계천 전통등 전시회에도 백색연등을 설치했고, 추모리본 달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부산 연등축제 조직위원회는 2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대청로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부산연등축 봉축연합대회와 제등행진을 전면 취소했다. 강릉불교사암연합회도 오는 27일 남대천 단오장터에서 열기로 한 연합 봉축대법회와 제등행렬, 문화행사를 하지 않기로 하는 등 봉축행사를 취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