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외국인 변심'에 증시 급랭…"중소형株 선별 대응"

코스피지수가 장 후반 급락하며 1970선을 위협받았다. 전문가들은 실적시즌 분위기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수급적인 악재까지 겹쳤다며 당분간 증시가 조정 받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2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6.68포인트(1.34%) 떨어진 1971.6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0.83% 하락으로 마쳤다.강보합인 일본증시나 소폭 하락하고 있는 중국증시에 비해 한국증시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그 동안 매수에 나서며 코스피를 2000선 부근에서 지지해왔던 외국인이 이날은 '팔자'로 돌아서면서 지수가 타격을 받았다. 기관의 매물을 받아주던 외국인마저 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수급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김영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000선을 저항대로 지수가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 시장이 급락했다"고 풀이했다.이날 외국인이 코스피 전체 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475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15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그 밖에 종목에서는 대량으로 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은 선물에서도 7327계약을 순매도하며 올 들어 다섯번째로 큰 매도세를 기록했다.

이에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대량 매물이 나왔다. 이날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는 2187억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중 1107억원이 외국인 순매도 자금이다.앞으로도 당분간 지수는 추세적 상승세를 타기 힘들어 보인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외국인이 한국주식을 산 것은 미국 나스닥 등의 조정으로 자금이 이머징시장으로 넘어왔기 때문이지 한국증시만의 상승 계기가 있어서는 아니다"라고 풀이했다.

그는 "코스피가 1950선 부근에서는 지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2000선을 돌파해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김 애널리스트도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9.27배로 3년 평균인 9.1배보다 높다"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상황에서 가격 부담도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형주보다는 개별 실적 호재가 있는 중소형주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배 애널리스트는 "5월 초 께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고 중소형주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하면 실적 대비 많이 오른 종목들은 충격을 받고, 저평가된 종목들은 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