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42년 '1위 경제국'…올해 중국에 넘겨주나

中, 구매력 기준 GDP 美 앞서
예상보다 5년 앞당겨져
중국의 경제 규모가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세계은행이 이날 발표한 세계 199개국의 2011년 구매력평가(PPP) 기준 국내총생산(GDP)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 GDP가 미국의 87%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2011~2014년에 중국은 24%, 미국은 7.6% 성장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를 적용하면 중국 GDP가 올해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예상대로라면 미국은 1872년 영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올라선 이후 142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이는 경제 전문가들이 2019년 중국이 미국을 제칠 것으로 예상한 것보다 5년이나 빠르다.

세계은행이 국제비교프로그램(ICP)에 따라 산정한 2011년 PPP 기준 미국 GDP는 15조5338억달러로 전 세계 GDP의 17.1%, 중국은 13조4959억달러로 14.9%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였던 2005년에는 미국이 22.5%로 중국의 9.7%보다 배 이상 앞섰으나 이번에는 중국이 미국의 87%까지 근접했다.

FT는 PPP 기준 GDP는 소비자물가 수준을 감안해 실제 생활비를 반영할 수 있어 경제 규모를 보다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자료에 따르면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서는 등 신흥국 경제 순위가 급상승했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은 모두 뒷걸음질쳤다. 인구가 많고, 자원이 풍부한 중간 소득 국가가 약진한 반면 물가가 높고 성장률이 낮은 선진국은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 14위로 2005년 조사와 차이가 없었다.

PPP 기준 1인당 GDP가 높은 곳은 산유국인 카타르(14만6521달러), 쿠웨이트(8만4058달러), 브루나이(7만4397달러)와 함께 룩셈부르크(8만8670달러), 노르웨이(6만1879달러), 스위스(5만1582달러) 등 유럽국가들이 꼽혔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