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서 리모델링 전환…5년 만에 사업 '끝'

서울 당산동 '쌍용예가' 非강남권 성공사례 주목
서울 당산동 영등포구청 인근 ‘쌍용예가’는 한강변과 강남권 이외 지역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주요 사례로 꼽힌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 사업 시작 5년 만인 2010년 공사를 마치고 현재 입주 5년차를 맞았다. 리모델링 추진 직전에 2억6000만원 선이었던 분양면적 111.4㎡(옛 34평형)은 리모델링 후 137.7㎡(41평형)으로 커지면서 작년과 올해 5억원 이상에 거래됐다. 1억6000만원의 분담금 이상의 자산가치 증대가 이뤄진 셈이다.이 아파트는 리모델링 이전 3개동 284가구로 구성된 평화아파트(1978년 준공)였다. 처음엔 재건축을 추진, 시공사 선정까지 마쳤다. 그러나 용적률과 건축법상 제한, 임대주택 건립 의무 등을 고려할 때 일반분양 아파트를 거의 지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면서 리모델링으로 급선회한 결과 빠르게 사업을 마칠 수 있었다. 강태만 리모델링조합장은 “당시 재건축을 고집했다면 지금도 낡은 집에 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980~1990년대 초반 지어진 중층 아파트의 생활여건 개선에는 리모델링이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직증축이 가능해져 리모델링으로도 일반분양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됐고 재건축에 부과되는 기부채납(공공기여), 임대주택 건립 의무 등은 없기 때문이다. 서울 반포동 미도아파트 등 고도제한 등으로 재건축을 하면 가구 수가 오히려 줄어들어 재건축이 불가능한 단지들도 탈출구를 찾게 됐다. 현대산업개발 리모델링사업부 관계자는 “지금은 분당신도시 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서울 도심의 낡은 중층 아파트의 사업성이 더 좋을 수 있다”며 “목동과 상계동 등 기반시설은 좋은데 집만 낡은 곳은 시세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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