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수업하고, 존경받는 선생님 돼야죠"

스승의 날 서울시 모범교사 선정
'스타강사 출신' 곽상학 신목중 교사
“재미있으면서도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는 게 제 교사 생활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시교육청이 올해의 모범교사로 선정한 곽상학 신목중 교사(44·사진)는 기자가 교무실에 도착했을 때 졸업한 제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곽 교사는 “이 제자는 4년 전 다른 학교에 근무할 때 부모가 이혼한 데다 뺑소니 사고로 뇌사 상태인 누나가 있는 가정의 학생이었다”며 “담임 시절 아침을 못 먹고 오는 제자가 가엾어 아침마다 교무실서 도시락을 나눠 먹었는데 이후 어려울 때나 스승의 날이 되면 꼭 찾아온다”고 대견해했다.

곽 교사는 동료 교사 사이에서 ‘특이한’ 선생님으로 불린다. 무엇보다 어떤 선생님도 꺼리는 가정방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8년째다. 그동안 담임을 맡았던 학생 400여명의 가정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방문했다.

시간 내기도 힘들고 학부모도 불편해할 수 있는 걸음을 하는 이유에 대해 곽 교사는 학생들을 보다 잘 가르칠 수 있는 지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 보면 학생 한 명은 30여명 중 하나로만 보이지만 집에 가서 보면 다 귀한 자식이라 각자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가닥이 잡힌다”며 “부모들도 학교로 찾아오라고 하면 어려워하지만 집에서 만나면 마음속에 있는 말을 잘 해준다”고 했다.곽 교사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재미있고 좋은 선생님’으로 통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하는 교사평가에서 작년 5점 만점에 4.9점을 받았을 정도로 신망이 두텁다. 한 학생은 “개그맨보다 더 재미있게 수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가 수업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건 유명 입시학원의 스타강사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수업 때는 각종 레크리에이션 도구도 사용한다.

그는 학원강사로 억대 연봉을 받던 2001년 돌연 공립학교 교사로 전직했다.

“수입차를 타면서 풍족한 생활을 했지만 애들이 돈으로 보이기만 했어요. 가르치는 보람을 찾기 위해서는 공교육에 투신할 수밖에요.”그는 웃음치료사, 레크리에이션 강사 등 자격증도 30여가지를 갖고 있다. 중국어, 상담교사 등 교사자격증만 5개다. 모두 다 수업과 아이들의 진로상담을 위해 땄다는 설명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