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株의 귀환" 펀드자금 방향 튼다

KB그로스포커스 등 간판급 펀드에 기관 자금 몰려
전문가 5명, 제갈공명·리치투게더·승승장구 등 추천
대형주펀드(대형주 비중 70% 이상)들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출주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가치주펀드에서 일부 차익을 실현한 뒤 대형주 성장펀드로 갈아타는 중이다. ‘트러스톤제갈공명’ ‘한국투자네비게이터’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등이 하반기 대형주 주도장에서 초과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큰 펀드로 꼽혔다.

◆기관의 펀드 갈아타기 시작최근 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대형주 편입 비중이 70~90% 이상인 대형성장주펀드와 인덱스펀드로 기관투자가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하반기 경기회복세와 함께 외국인 수급 개선이 더해지면서 대형주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공모형펀드 중 기관, 법인만 가입할 수 있는 105개 펀드(에프앤가이드 집계치, I·F클래스) 가운데 올 들어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펀드(26일 기준)는 ‘KB그로스포커스자’로, 연초 이후 427억원을 모았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LG디스플레이 등 우량주(2월말 기준 포트폴리오)를 76% 이상 담고 있는 대형성장주펀드다.

뒤를 이어 ‘트러스톤칭기스칸’(342억원) ‘한국투자네비게이터1’(163억원) ‘삼성코리아대표1’(124억원) 등 각 운용사의 간판급 대형성장주펀드로도 각각 100억원 넘는 기관 자금이 몰렸다.반면 기관들은 ‘신영밸류고배당’(507억원) ‘삼성중소형FOCUS’(271억원) ‘KB밸류포커스자’(131억원) 등 가치주펀드에서는 자금을 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6%의 수익률을 내면서 견조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지만 차익실현을 위해 환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러스톤제갈공명’ 주목

전문가들은 개인도 대형주의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년간 대형성장주펀드 대부분이 저조한 수익률을 낸 탓에 투자자들이 가치주펀드, 배당주펀드, 롱쇼트펀드 등에만 집중하고 있으나 하반기 대형주 장세에 대비해 미리 대형주펀드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다.삼성, 현대, 우리투자, 하나대투, 키움 등 5개 증권사의 펀드 전문가들은 유망펀드로 ‘트러스톤제갈공명’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등을 꼽았다. 민석주 키움증권 금융상품팀장은 “‘트러스톤제갈공명’은 지난 3년간 분기별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펀드 중 상위 20% 이내에 들 정도로 성과가 꾸준해 하반기 비중을 늘려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치주펀드로 알려진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도 하반기 유망한 대형성장주펀드로 꼽혀 눈길을 끈다. 조완제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저평가 우선주 등을 담고 있지만 중국 소비, 모바일, 고령화, 그린에너지 등 성장성 있는 일등기업 및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대형성장주펀드”라며 “하반기 대형주 반등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하나UBS승승장구코리아’ ‘이스트스프링코리아리더스’ 등도 하반기 성과 개선이 기대되는 대형주펀드로 꼽혔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 BNPP좋은아침희망’은 올 들어 고전하고 있지만 장기성과가 견조하고, 성장성이 높은 주식 중 펀더멘털(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대형주를 편입하고 있어 시장 반등 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