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닝'에서 '다이닝'으로 바뀌는 호주경제

경제 견인한 對中수출 품목
철광석·석탄 → 소고기·우유로
‘호주 경제의 성장 동력이 마이닝(mining·광산업)에서 다이닝(dining·음식료업)으로 바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호주 경제의 최근 변화상을 이같이 표현했다.중국 경제가 투자 중심 성장에서 소비 중심 성장으로 서서히 옮겨가면서 호주의 주력 수출품 역시 철광석 석탄 등에서 소고기 우유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소고기는 약 15만5000t으로 1년 전보다 세 배로 늘었다. 중국의 연간 소고기 소비량의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다. 소고기 수출이 급증하자 호주 농가들은 우유 치즈 등 낙농제품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께 호주와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중국으로의 음식료품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2011년까지만 해도 호주 경제는 광산업이 성장을 견인했다. 중국 경제가 고정자산 투자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철광석 석탄 등을 호주로부터 대거 수입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호주 경제는 지난 20여년간 별다른 위축 없이 승승장구했고, 한때 호주 달러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를 추월하기도 했다.광산업 활황세가 지속되자 호주 정부는 소득세율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27.3%까지 낮췄고, 재정지출은 매년 늘렸다.

호주 경제의 이 같은 호황기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2012년께 끝이 났다. 중국으로부터의 철광석 석탄 수요가 줄자 호주의 주요 광산업체도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

지난 2월 호주 실업률이 10년 만의 최고 수준인 6%까지 상승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FT는 “호주가 경제 회생을 위한 신성장 동력으로 가장 주목하는 분야가 농업 낙농업 음식료업 분야”라고 전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