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원비와 집, 어느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데…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52) 노후준비 걸림돌

장경영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회사원 J씨(42)는 노후 준비 문제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곤 한다. 외벌이라서 소득은 빠듯한데 몇 년 전 아파트를 장만하느라 빚을 진 데다 아이들 학원비까지 감안하면 노후 준비는 엄두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J씨는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어쩔 수 없으니 학원비를 줄여서라도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내는 둘째 아이가 대학에 갈 때까지는 학원비를 줄일 수 없다고 맞선다.

사교육비와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노후 준비의 대표적인 2대 걸림돌이다.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3040 가구의 노후 준비 2대 걸림돌’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 자녀를 둔 가구주의 연령은 주로 30~40대다. 만 18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연금보험에 가입하고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구 기준)의 3분의 2는 사교육비가 연금보험료보다 많았다. 월 평균 사교육비는 55만원으로 17만원인 연금보험료의 3배가 넘는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3040 가구의 절반이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연금보험료보다 많다. 월 평균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39만원인데 연금보험료는 3분의 1인 13만원에 불과하다. 사교육비와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모두 연금보험료보다 많은 3040 가구도 72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가구는 월 평균 사교육비와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각각 46만원과 41만원인 데 비해 연금보험료는 11만원에 그쳤다. 이들 가구보다 사정이 더 열악한 경우도 있다. 연금보험에 아예 가입하지 않은 가구다. 3040 가구 중 3분의 2는 연금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길어진 노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노후 준비의 2대 걸림돌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이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구라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줄여서 노후 준비를 하려는 노력을 서둘러 해야 한다.

또 다른 걸림돌인 사교육비는 주택담보대출 이자 보다 간단하지 않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인해 사교육비에 손을 대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그렇다고 소홀한 노후 준비로 나중에 자식에게 부담을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각자 상황에 맞게 사교육비와 노후 준비 간 균형을 찾는 지혜가 그래서 필요하다.

장경영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