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음악 작곡한 외국인…흥겨운 4人4色

국악관현악단 13일 '리컴포즈' 무대 눈길
외국인 작곡가가 만든 북청사자놀음, 시나위, 승무, 산조는 어떤 음색과 장단을 만들어낼까. 원일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오는 13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국악관현악 공연 ‘리컴포즈(Recompose·다시 만들다)’를 연다. 벨기에 미국 일본 대만 등 4개 문화권에서 활동해온 외국인 작곡가 4명이 창작한 우리 음악을 선보이는 무대. 이들은 한국 전통음악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작품 활동을 해온 지한파 작곡가다.

벨기에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인 보두앵 드 제르는 이번 공연에서 함경남도에서 전해진 북청사자놀음을 소재로 이야기가 있는 국악관현악 무대를 꾸민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 양금 등 국악기만을 사용해 ‘수풀 속 어린 사자’를 그려낼 예정이다. 그는 가야금과 거문고 산조음반을 냈고, 고국에서 한국 전통음악 공연을 할 정도로 국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미국의 마이클 팀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재즈와 시나위의 즉흥 요소를 버무린 색소폰 협주곡 ‘하트 비트’를 작곡했다. 2009년부터 이화여대 작곡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세월호 사건으로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하고자 이 곡을 만들었다고 했다.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이 협연한다.

일본의 작곡가이자 타악기 연주자인 다카다 미도리가 준비한 무대는 타악 산조를 실내악으로 구성한 ‘바람의 소리’. 동양의 음향오행과 풍수지리 사상을 고려한 원형구조로 악기를 배치한 게 특징이다. 김보경(가야금)과 민영치(장구)가 함께 호흡한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대만의 작곡가 리치천이 승무의 무용 반주로 사용되는 대풍류를 토대로 만든 ‘기복(祈福)’이 펼쳐진다. 대풍류는 피리나 대금 등 관악기가 중심이 되는 음악. 그는 한국의 대풍류에 축복과 기도에 쓰이는 대만의 토착음악을 일부 접목했다. 이화여대 작곡과 교수이며, 마이클 팀슨의 아내다. 지휘는 현대음악계 차세대 지휘자로 꼽히고 있는 최수열이 맡는다. 2만~5만원. (02)2280-4114~6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