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연금저축펀드에 밀려…비과세 재형저축펀드 인기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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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혜택 펀드 3종 점검하니올 들어 연금저축펀드, 근로자재산형성저축펀드(재형펀드),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 등 이른바 ‘3대 세제혜택펀드’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연말정산 시 각각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연금펀드와 소장펀드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몰리면서 펀드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반면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이 있는 재형펀드는 소장펀드에 밀려 출시 1년여 만에 찬밥 신세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금펀드 설정액 5조 육박
소장펀드 두달 만에 600억 쏠려
재형펀드 7년 유지 '부담' 된 듯
○절세로 덩치 불려가는 연금·소장펀드부진한 증시로 국내주식형펀드(ETF 포함)에서는 올 들어 5조원 넘는 자금이 빠졌지만 연금저축펀드와 소득공제장기펀드는 꾸준히 덩치를 불리고 있다. 특히 특정 가입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연금저축펀드가 가장 많은 자금을 모았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179개 연금저축펀드의 자금 순유입액은 △한 달 292억원 △3개월 1284억원 △연초 이후 2373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연간 400만원 한도 소득공제 혜택에서 올해 납부액의 13.2% 세액공제로 바뀌어 세금 혜택은 줄었지만 저금리 시대를 맞아 노후를 준비하는 투자자금이 주로 들어오고 있다. 전체 설정액도 4조9051억원으로 상반기 내 5조원대를 넘어설 예정이다.
연금펀드와 함께 지난 3월17일 일제히 선보인 소장펀드에도 두 달여 만에 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55개 펀드 전체 설정액은 665억원으로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214억원), ‘신영마라톤소득공제자(주식)’(103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채권혼합)’(68억원) 등으로 자금이 쏠렸다.연금펀드와 달리 연간 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로 가입 자격이 한정되지만 연간 600만원 한도 내 납부액의 40%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해당 자격을 갖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문승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팀 부장은 “목돈 마련이 목적인 젊은 층 투자자라면 소장펀드를 납부 한도인 600만원까지 가입하는 게 유리하나 연간 급여 4600만원 미만인 투자자는 소장펀드보다 연금저축펀드가 절세 혜택이 더 크다”고 조언했다.
문 부장은 “연금펀드는 소장펀드에 비해 절세 혜택은 적지만 시황에 따라 계좌 내에서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어 수익률 관리는 더 쉽다”고 덧붙였다.○소장펀드에 밀려 시들해진 재형펀드
지난해 3월 17년 만에 부활, 출시된 재형저축펀드는 투자자는 물론 판매사에서도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올 들어 55개 재형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154억원에 그쳤다. 설정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채권혼합)’(416억원) ‘KB재형밸류포커스30자(채권혼합)’(72억원)을 제외하고 53개 펀드 모두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들이다.최근 한 달간 소장펀드로 227억원이 유입된 반면 재형펀드는 32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지난 3월 원금 손실만 보지 않아도 연 6.6%의 수익을 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소장펀드가 나오면서 이자 및 배당소득세를 면제받은 재형펀드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탓이다.
한 증권사 영업창구 직원은 “재형펀드는 7년 이상 투자해 수익을 내야만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보니 현재 신규로 투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