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서울·대전·서산·당진·음성 헬기 타고 누빈다

교황청, 8월14~18일 방한 일정 발표
오는 8월 한국에 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이 확정됐다. 교황은 8월14일 오전 10시30분 전세기 편으로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사목 방문한다. 교황은 방한 기간 중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와 순교자 124위 시복식 등에서 네 차례 미사를 집전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 7대 종단 지도자도 만날 예정이다. 로마 교황청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같은 방한 일정을 바티칸뉴스포털 뉴스닷바(news.va)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검소한 사목 방문교황은 종교적 목적으로 방문하지만 정부는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하기로 했다. 그는 도착 당일 오후 청와대를 예방하고 주요 공직자들을 만나 연설하는 등 외교적 일정을 소화한다. 교황은 단거리 이동에는 승용차를 이용하고, 서울~대전·청주·서산, 대전~당진 등 도시 간 이동에는 정부가 제공한 전용 헬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가난한 이의 벗’답게 교황의 방한 일정은 검소하게 짜였다. 특급호텔 대신 서울 종로의 주한교황청대사관에 머물 예정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교황의 행보로 볼 때 방탄 장치가 되지 않은 일반 승용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장애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교황의 이번 방한은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방한에 이어 세 번째다.

○미사 집전…세월호 가족 위로교황의 방한 일정은 빽빽하다. 교황은 방한 이틀째인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해 강론한다. 미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을 초청해 교황이 강론을 통해 직접 위로할 예정이다. 교황은 이어 성 김대건 신부의 생가 터가 있는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제6회 아시아 가톨릭청년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연설한다.

방한 나흘째인 17일은 하루 대부분을 충남 서산 해미에서 보낸다. 오전 11시 해미순교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들을 만나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에는 인근 해미읍성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만난 뒤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다.

○50만명 넘게 모일 124위 시복식방한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16일이다. 교황은 이날 아침 한국 천주교 최대 순교성지인 서울 중림동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교황은 이어 광화문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미사를 집전한다. 광화문은 천주교 신자들이 옥고를 치른 형조와 우포도청, 의금부 터 등 순교자들의 피와 땀, 눈물이 배어 있는 곳이다.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청계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시복식에는 초청장을 받은 천주교 신자 20만명을 비롯해 50만~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복식은 오전 10시부터 2시간20분가량 이어지며, 광화문 앞 삼거리에서 태평로까지 교황의 카퍼레이드도 예정돼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