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무릉도원이 숨어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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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공간에 대한 인식은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불교가 융성한 인도 북부와 히말라야 일대는 위압적인 산세가 두드러진다. 그곳 사람들에게 세상은 수평적이라기보다는 수직적이다. 그 점은 중생이 윤회하는 여섯 가지 세계인 육도(六道) 개념에서 두드러진다. 맨 위의 천상계, 지상의 인간계와 아수라, 지하의 축생, 아귀, 지옥을 덧붙인 세계다.
그러나 중국 북부 사막지대와 몽골·만주의 스텝 지역 사람들에게 세상은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의 세계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오랫동안 숭상한 도교에서 세상은 수평적으로 나타난다. 신선이 산다는 무릉도원도 하늘이 아닌 인간계의 비밀스러운 장소에 존재한다. 푸른 하늘이 맞닿은 네이멍구 평원은 수평적 세계가 지닌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무릉도원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그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