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기술경영, 기업연구소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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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 '기술경영' (4) 끝일자리를 만드는 일은 지구촌 모든 나라의 숙제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성장을 이루고 젊은이들에게 그 일자리를 주는 것보다 좋은 복지가 있을까. 그렇다면 일자리는 누가 만드나. 두말할 것 없이 기업이다. 기업은 누가 만드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이며 불확실한 미래에도 기업가정신을 실천하는 창업가에 의해 만들어진다. 3편에 이어 스티브 잡스 얘기를 계속해보자. 재미있는 건, 스티브 잡스는 이름에도 일자리가 들어 있다. 센스있는 독자라면 금세 눈치챌 것이다.
CEO 홀로 고민 안돼
성장엔진 찾아낼
전문인력 집단역량 필요
잡스에 일자리 뺏긴 핀란드
SW산업으로 이동 '박차'
잡스는 세계적 혁신기업 애플을 만들어 낸 최고경영자(CEO)다. 그가 만들어 낸 일자리는 얼마나 될까. 애플의 종업원 수는 2014년 7월 현재 8만300명이다. 이뿐일까. 정확히는 몰라도 잡스로 인해 만들어진 일자리가 세계적으로 1억개는 족히 넘을 듯 싶다.얼마 전 재미있는 글이 신문에 소개됐다. 잡스와 이름이 비슷한 핀란드의 알렉산더 스터브 총리다. 글의 내용은 잡스가 핀란드 국민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것이다. 스터브 총리의 주장에 따르면 핀란드 경제는 정보기술(IT)산업과 산림업이라는 두 개의 기둥이 떠받치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폰이 노키아를 몰아냈고, 아이패드가 종이 수요를 감소시켜 핀란드의 주력 산업인 산림업이 퇴조했다는 것이다.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스터브 총리의 불평이 여기서 끝났다면 기업의 혁신활동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국수적인 총리라는 혹평이 따르겠지만 그가 이런 주장을 하는 진정한 의도는 다음에 있다. “잡스가 우리의 직업을 빼앗아갔지만 이는 변화의 시작이었다”며 잡스로 인해 만들어진 새로운 산업구조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스터브 총리의 구체적인 설명에 따르면 “핀란드의 산림업이 종이를 생산하는 것에서 바이오 에너지로 옮겨가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핀란드의 IT산업이 노키아처럼 단순히 하드웨어를 파는 데서 벗어나 게임 등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느리지만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는 점이다.
# 스티브 잡스가 바꿔놓은 핀란드 경제우리가 잡스를 기억하는 것은 애플의 창업자이기도 하지만 꿈을 실현하기 위해 실천에 옮겼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신제품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했으며 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한 CEO고, 동시에 최고기술경영자(CTO)였다는 점이 아닐까. 이 같은 혁신자 한 명이 세계 산업을 변화시킨다. 기업 CEO는 본인의 판단과 결정에 있어 때로는 새가슴처럼 조마조마한 심정을 숨기고 인내의 시간을 견뎌낸다. 미국형 기술경영의 대명사가 잡스라면 한국형 기술경영을 실천하는 혁신가도 많다. 벤처기업을 창업해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기업인이 수두룩하다.
혁신활동과 혁신가가 어떻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까. 기술경영 혁신가는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경쟁우위를 만든다. 그 하나는 같은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만드는 비용 우위고, 다른 하나는 독특한 제품을 만듦으로써 높은 마진을 내는 차별화 우위다.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연하면 기술경영 활동은 기술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기업보다 제품 생산 원가를 낮추게 한다.
뿐만 아니라 새롭고 독특한 차별적 상품을 만들어냄으로써 기업의 경쟁력 즉, 원가경쟁력과 차별화경쟁력을 이끌어낸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산단위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관련성이 없던 생산 활동들을 연결해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의 채산성이 높아지고 이를 재투자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건전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기술혁신과 기술경영 활동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또 다른 방식은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비스니스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업의 경쟁우위를 통해 건전한 일자리기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새로운 산업구조를 만듦으로써 수많은 일자리가 탄생하게 된다.
# 기업 혁신활동은 현장에서 출발
한국형 기술경영이란 무엇일까. 필자는 ‘기업 내부에서 혁신을 도모하고 그 결과를 시장의 성과로 만들어내는 일련의 기술과 경영적 기법의 수행을 잘하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창조경제’가 화두다. 이는 기술경영 분야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기업의 혁신활동은 현장의 문제에서 출발하는데, 그 해답을 기업연구소가 찾아내야 한다. 기업 활동은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CEO 홀로 고민해서는 안 된다. 융합된 지식, 외부기관과의 열린 혁신활동을 위한 협력 등 기술경영 역량을 함께 갖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기업 성장엔진을 찾아낼 수 있는 집단적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산업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창조경제다.누가 산림산업에서 바이오산업으로 축을 바꾸는가. 기업인들이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경영을 활용, 기존 산업의 전략적 융합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연구소 인력이 기술경영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것이 한국형 기술경영이 성취해야 하는 첫 번째 소임이다. 창의적인 신산업 발굴 못지않게 연구 성과물을 시장화하는 기술사업화 분야에도 집중해야 한다. 어제의 기술로 오늘 성장했다면 오늘의 기술로 미래를 만들어내야 한다. 오늘의 기술이 상품화를 통해 시장을 만들어가는 단계별 어려움들은 무수히 많다. 단계별 문제에 창의적으로 도전하고 성취해내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이런 일련의 혁신활동이 기업 전반적으로 펴질 때 건전한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
한정희 <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 기술경영전담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