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가뭄 시달린 OLED 장비업계에 '삼성 단비'

삼성, 휘는 디스플레이 설비 발주
에스에프에이 등 장비공급 계약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생산장비를 만드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삼성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양산을 목표로 충남 아산공장에 전용라인(A3라인) 설비 발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에스에프에이(납품규모 930억원)와 톱텍(222억원), 참엔지니어링(96억원), 테라세미콘(61억원), 케이맥(42억원) 등 5곳이 삼성디스플레이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AP시스템과 테라세미콘이 각각 598억원과 272억원어치의 장비를 수주했다.이들 기업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장비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에 필요한 것이다. 스마트폰과 갤럭시기어 등 웨어러블(입는) 기기에 쓰이는 중소형 디스플레이가 여기서 주로 만들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2월 “올해 상반기 중 A3라인의 생산 품목과 투자 규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추가로 얼마나 투자할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톱텍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또 다른 납품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말해 추가 수주 기대감을 나타냈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수주 가뭄에 시달린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장비 발주는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과거 A2라인 만큼 한꺼번에 수조원씩 장비 발주가 이뤄지기보다는 나눠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