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퇴르 '예비엄마 교실', 출산공포 덜어준 강의…초보맘 "순산 자신감 생겼어요"

Life & Style - 11년째 이어져 온 파스퇴르 '예비엄마 교실'
"아이 머리 크기 걱정마세요" "진통은 아이가 나오는 신호"

신생아 탯줄 모형으로 간접 경험…태교 음악회·율동 강좌도 마련
엄마들 입소문에 경쟁률 3 대 1
파스퇴르는 지난 13일 서울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출산을 앞둔 여성을 위한 ‘행복한 예비엄마 세상 만들기’ 강좌를 열었다. 예비엄마 300여명이 태교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고 출산 준비 과정에 대해 전문 강사의 설명을 들었다. 롯데푸드 제공
예비엄마들은 두려움이 많다. 첫 아이면 더 그렇다. 제대로 된 정보도,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임신 기간 내내 유산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야 한다. 자연분만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아기 머리가 조금 크다”는 의사의 한 마디에 밤새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예정일이 하루라도 지나면 큰일이 날 것 같다.

모유 수유 전문가 한희수 씨가 임신부의 배를 본뜬 복대를 차고 출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8층 문화홀에서는 예비엄마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예비엄마들을 위한 행복한 예비엄마 세상 만들기’ 행사가 열렸다. 모유 수유 전문가인 한희수 씨가 몽실몽실한 질감의 천 소재로 만든 신생아, 태반, 탯줄 모형을 이용해 출산 과정을 설명했다. “아기가 골반을 통과할 때 엄마는 몸의 힘을 최대한 빼야 해요. 힘 주는 게 오히려 독이 되죠. 아기가 알아서 나갑니다. 그러다 이렇게 ‘턱’ 골반뼈에 어깨가 걸려요. 그럼 자연스럽게 아기가 방향을 틀면서 반대 방향으로 어깨를 돌려요. 이런 식으로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거죠.”

한씨는 임신부의 배 모형을 복대처럼 자신의 배에 찬 뒤 자세히 설명했다. “여기 탯줄 보이죠? 의사에게 ‘천천히 잘라 달라’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해요. 아빠가 탯줄 자르게 하시고요.”

그가 꼽은 순산의 조건으로는 △적정한 체중 증가 △골반 상태 △복부의 힘 △통증 관리 △마음의 준비 등이다. 출산 직전 진통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씨는 “진통이 없으면 아기를 맞이할 수 없다”며 “진통과 함께 오는 게 바로 아기니까 통증을 겁내지만 말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출산 전 의사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로부터 ‘아기가 주 수보다 작다’거나 ‘심장이 너무 크다’ ‘양수 양이 적다’ ‘머리가 크다’ 등 산모 입장에서 신경이 쓰일 말들을 듣게 될 것”이라며 “산모가 미리 알고 있어야 할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니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씨는 “양수 양이 많다고 해서 엄마가 임신 기간 내내 물을 안 마실 건 아니지 않느냐”며 “‘나는 순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를 연 곳은 롯데푸드의 유가공 사업부문인 파스퇴르다. 예비엄마들이 출산·육아 전문가로부터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마련한 무료 강좌다. 2003년 예비엄마교실을 시작해 지금까지 11년간 16만5000여명이 참여했다.딱딱한 강의만 하는 게 아니다. 2시간30분의 강의 시간 중 1시간가량은 태교 음악회에 할애한다. 듣기만 하는 음악회가 아니라 공연 중간중간 해설도 곁들인다. 예비엄마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율동 시간이 포함돼 가벼운 운동도 겸할 수 있는 강좌다.

김석진 유익균연구소장, 황윤숙 한양여대 교수, 육아 전문 강사 이은영 씨, 장동렬 젠틀버스네트워크 대표, 김춘애 한국서비스교육원장, 김명희 미즈앤코 이사, 조백건 평촌함소아과 원장 등이 강사로 나섰다. 강의 주제는 △출산 △모유 수유 △유산균과 항생제 △임신과 성 등이었다.

매 강좌는 “나는 준비된 자랑스러운 엄마다. 나는 바위같이 튼튼한 엄마다. 나는 너를 믿는다”란 요지의 엄마선언문을 읽고 마무리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매회 정원의 세 배가 넘는 예비엄마들이 참가 신청을 하고 있다. 올해는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400회의 크고 작은 예비엄마교실을 열어 2만5000명의 예비엄마들과 만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파스퇴르아이 홈페이지(www.pasteuri.com)에서 하면 된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