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퇴르 '예비엄마 교실', 출산공포 덜어준 강의…초보맘 "순산 자신감 생겼어요"
입력
수정
지면A18
Life & Style - 11년째 이어져 온 파스퇴르 '예비엄마 교실'예비엄마들은 두려움이 많다. 첫 아이면 더 그렇다. 제대로 된 정보도,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임신 기간 내내 유산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야 한다. 자연분만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아기 머리가 조금 크다”는 의사의 한 마디에 밤새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예정일이 하루라도 지나면 큰일이 날 것 같다.
"아이 머리 크기 걱정마세요" "진통은 아이가 나오는 신호"
신생아 탯줄 모형으로 간접 경험…태교 음악회·율동 강좌도 마련
엄마들 입소문에 경쟁률 3 대 1
지난 13일 서울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8층 문화홀에서는 예비엄마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예비엄마들을 위한 행복한 예비엄마 세상 만들기’ 행사가 열렸다. 모유 수유 전문가인 한희수 씨가 몽실몽실한 질감의 천 소재로 만든 신생아, 태반, 탯줄 모형을 이용해 출산 과정을 설명했다. “아기가 골반을 통과할 때 엄마는 몸의 힘을 최대한 빼야 해요. 힘 주는 게 오히려 독이 되죠. 아기가 알아서 나갑니다. 그러다 이렇게 ‘턱’ 골반뼈에 어깨가 걸려요. 그럼 자연스럽게 아기가 방향을 틀면서 반대 방향으로 어깨를 돌려요. 이런 식으로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거죠.”
한씨는 임신부의 배 모형을 복대처럼 자신의 배에 찬 뒤 자세히 설명했다. “여기 탯줄 보이죠? 의사에게 ‘천천히 잘라 달라’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해요. 아빠가 탯줄 자르게 하시고요.”
그가 꼽은 순산의 조건으로는 △적정한 체중 증가 △골반 상태 △복부의 힘 △통증 관리 △마음의 준비 등이다. 출산 직전 진통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씨는 “진통이 없으면 아기를 맞이할 수 없다”며 “진통과 함께 오는 게 바로 아기니까 통증을 겁내지만 말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출산 전 의사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의사들로부터 ‘아기가 주 수보다 작다’거나 ‘심장이 너무 크다’ ‘양수 양이 적다’ ‘머리가 크다’ 등 산모 입장에서 신경이 쓰일 말들을 듣게 될 것”이라며 “산모가 미리 알고 있어야 할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니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씨는 “양수 양이 많다고 해서 엄마가 임신 기간 내내 물을 안 마실 건 아니지 않느냐”며 “‘나는 순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를 연 곳은 롯데푸드의 유가공 사업부문인 파스퇴르다. 예비엄마들이 출산·육아 전문가로부터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마련한 무료 강좌다. 2003년 예비엄마교실을 시작해 지금까지 11년간 16만5000여명이 참여했다.딱딱한 강의만 하는 게 아니다. 2시간30분의 강의 시간 중 1시간가량은 태교 음악회에 할애한다. 듣기만 하는 음악회가 아니라 공연 중간중간 해설도 곁들인다. 예비엄마들이 참여할 수 있는 율동 시간이 포함돼 가벼운 운동도 겸할 수 있는 강좌다.
김석진 유익균연구소장, 황윤숙 한양여대 교수, 육아 전문 강사 이은영 씨, 장동렬 젠틀버스네트워크 대표, 김춘애 한국서비스교육원장, 김명희 미즈앤코 이사, 조백건 평촌함소아과 원장 등이 강사로 나섰다. 강의 주제는 △출산 △모유 수유 △유산균과 항생제 △임신과 성 등이었다.
매 강좌는 “나는 준비된 자랑스러운 엄마다. 나는 바위같이 튼튼한 엄마다. 나는 너를 믿는다”란 요지의 엄마선언문을 읽고 마무리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매회 정원의 세 배가 넘는 예비엄마들이 참가 신청을 하고 있다. 올해는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400회의 크고 작은 예비엄마교실을 열어 2만5000명의 예비엄마들과 만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파스퇴르아이 홈페이지(www.pasteuri.com)에서 하면 된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