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빼돌린 이혜경·홍송원 나란히 재판에

동양그룹 사태 당시 재산 가압류를 피하려고 고가의 미술품들을 국내외로 빼돌린 이혜경 그룹 부회장(62)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부회장의 친구로 미술품 은닉·처분 등을 도운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홍송원 갤러리 서미 대표(61)도 나란히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선봉)는 1일 재산 압류 전 소유하고 있던 미술품을 숨기거나 몰래 처분한 혐의(강제집행면탈 등)로 홍 대표를 구속 기소하고 이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홍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 사이 이 부회장 소유의 그림과 고가구 등 107점을 반출해 갤러리 서미 창고 등에 숨기고 일부를 이 부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 등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이 빼돌린 그림 중에는 웨인 티보의 작품 ‘캔디 스틱스’(7억원 상당)와 3억5000만원 상당의 데미안 허스트 작품 등 고가 미술품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빼돌린 미술품 중 13점은 미국과 국내에서 47억9000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 아트 작품(추정 시가 1억원)은 검찰에 압수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개인채무가 121억원 선인 데다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로 동양네트웍스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면서 성북동 집과 본인 소유의 미술품 등이 가압류된 상황이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