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카드복합할부금융 협상 마감 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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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他업종으로 확산 땐 제품값 올라 소비자만 피해"‘카드복합할부’ 상품의 수수료율 인하 문제로 대립 중인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협상 마감시한(10일)을 사흘 앞두고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KB카드 "소비자 이득인데 무리한 인하 요구는 억지"
○‘적정 카드수수료율’ 근거 있나현대차는 당초 카드복합할부금융이 ‘비정상적 상품’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카드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1.85%인 수수료율을 0.7%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하는 이유로 “위험부담 없이 이틀만 차 구매대금을 빌려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카드사들은 차량 구매자에게 빌려준 결제대금을 이틀 만에 캐피털사로부터 상환받는다. 하지만 KB국민카드는 “수수료율은 ‘적격비용산출’ 기준에 맞춰 산출한 것이기 때문에 인하 여지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1.0~1.1%의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1.75%가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소비자 유리’ vs ‘소비자 빙자’
KB카드가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데는 ‘소비자에게 이득이 돌아간다’는 명분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현대차가 내는 1.85%의 수수료 중 1%포인트 안팎이 금리를 낮추는 데 사용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수수료 1.85% 중 자동차 딜러(판매회사)와 캐피털사들이 챙기는 몫을 제외하면 실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부분은 0.2~0.3%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또 시장논리에 따라 수수료 부담은 결국 차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현대차는 특히 자동차시장에서 복합할부의 비중이 커지면 다른 시장으로 이 상품이 전이되는 것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주장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할부나 현금, 어음으로 지급하는 아파트 중도금이나 선박, 대형상용차, 기계류, 의료 기기까지 카드 복합할부 같은 상품이 일반화되면 다른 산업까지 수수료율이라는 명목으로 금융권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상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논리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