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문학청년의 꿈 키워준 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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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익 문화스포츠부 기자 dirn@hankyung.com“당선작으로 손색없는 작품이 많아 한 작품만 고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한국 문학의 힘이 예전 같지 않다며 위기라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한경 청년신춘문예 응모작을 심사하면서 그런 걱정을 잠시 접어뒀다는 얘기도 나왔다. 심사위원들은 “당선되지 못한 이들도 낙심하지 말고 꿈을 계속 키워가길 바란다”며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당선자들은 작가로서 새 꿈을 펼치게 됐다. 시나리오 부문 당선자 김현정 씨는 어릴 적부터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현실적 고민 때문에 일반 회사에 들어갔다가 직장을 포기하고 8년 동안 방송작가 생활을 했다. 그는 “한 달에 80만원만 받는 고된 일이었지만 글을 쓰며 사는 것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만의 글을 위해 다시 한 번 도전했고 시나리오 작가로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에게 독서와 논술을 가르치고 있는 김민율 씨는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출신이다. 몸이 아파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잠시 접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세상과 소통하는 시를 쓰겠다는 꿈마저 버릴 순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가 한경 청년신춘문예에 당선될 수 있었던 힘 또한 꿈이었다. 학원 강사의 길을 걷고 있지만 꿈을 버리지 않고 이뤄냈다.
부산대 철학과 2학년생인 장편소설 부문 당선자 홍준성 씨는 3년간 400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작가로서 잠재력을 키웠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얘기할 때 어떤 특정한 직업을 갖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직업을 가진다고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경험을 쌓아 나갈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인간은 꿈을 꾸고 이를 현실로 만드는 존재다. 꿈을 꾸지 않는 순간 변화와 발전도 사라진다. 꿈이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현실이란 벽 앞에서 잠깐 잊고 살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꿈을 세상에 내보이겠다는 용기다.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영광에는 꿈을 향한 끝없는 도전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 새봄을 기다리며 꿈을 키우는 문학청년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까닭이다.
박상익 문화스포츠부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