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넘어 초우량 증권사로…NH투자증권 '담대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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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NH투자증권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31일 국내 최대 증권사가 탄생했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한 NH투자증권이 출범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총자산, 영업수익(매출) 등의 분야에서 2위와 큰 격차를 보이며 그동안 이어져 온 증권업계 1위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자산의 경우 42조6000억원으로 2위인 KDB대우증권(28조3000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많다.독보적 국내 1위 증권사의 탄생NH투자증권의 역사는 합병을 통해 이뤄졌다. 1969년 한보증권으로 시작해 1983년 럭키증권과 합병을 통해 LG증권으로 새 출발했다. 1999년 LG종금과 합친 뒤 이름을 LG투자증권으로 바꿨고, 2004년 우리금융에 팔리면서 우리증권과 합병을 거쳐 우리투자증권이 됐다. 우리투자증권으로 출범하면서 국내 대표 증권사의 위상을 갖춰나갔다. 투자은행(IB), 트레이딩, 자산관리(WM) 등 삼각편대를 앞세워 기존 주식 중개수수료 위주의 천수답 사업구조에서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
IB·트레이딩·자산관리 강자와 '작지만 강한 증권사'의 만남
임직원 3415명…국내 지점 83개
자산 42조원 '독보적 1위'
농협 5500개 점포 '든든한 우군'…NH은행·생명 등과 시너지 기대
2020년까지 年 순익 4000억 목표
특히 IB 부문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매년 업계 선두권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 중 인수합병(M&A), 주식자본조달(ECM), 채권자본조달(DCM) 등 각 IB 분야에서 골고루 상위권을 지키는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뿐이었다. 2013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인수할 당시 기존 증권사 업무 영역인 M&A 자문 업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수 측에 자금을 빌려주는 인수금융 시장을 개척하며 은행에 도전장을 던지기도 했다.
트레이딩 부문에서는 KDB대우증권과 국내 1위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신용파생상품을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위험을 헤지(회피)할 수 있는 역량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외파생상품 부문에서도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부문 1위를 꿰차는 등 탄탄한 위상을 구축했다.작지만 강한 NH농협증권과의 만남
우리투자증권의 합병 파트너인 NH농협증권은 1982년 고려투자금융으로 출발했다. 1991년 동아증권, 1998년 세종증권을 거쳐 2006년 1월 농협중앙회에 인수되면서 NH농협증권이란 간판을 달았다.
NH농협증권은 정기예금, 대출채권, 신용파생상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만들어 파는 이른바 구조화 금융이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서 경쟁력을 나타냈다. 2013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당시 394억원의 순영업수익을 올리며 ‘빅5’ 증권사를 능가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증권업계는 두 증권사 간의 결합이 몰고 올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출범한 NH투자증권은 3415명의 임직원과 국내 83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는 런던, 뉴욕, 홍콩, 싱가포르(2곳), 인도네시아, 베트남, 베이징 등 8개 법인을 두고 있다.
“2020년 자산 57조원 목표”
NH투자증권이 합병을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소득은 농협중앙회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게 된 것이다. NH투자증권의 대주주인 농협중앙회는 569조원에 달하는 자산과 5500개가 넘는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해 NH농협은행, NH농협생보, NH농협손보, NH-CA자산운용, NH농협선물, NH캐피탈, NH저축은행 등을 금융자회사로 두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금융그룹이다.NH투자증권은 은행 및 농·축협과의 연계 영업을 통해 고객군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
예컨대 IB 관련 비즈니스를 하면서 파생되는 다양한 상품을 농협중앙회 점포망을 통해 팔거나 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자체 개발한 상품을 NH농협은행 등을 통해 판매하는 식이다.
NH투자증권은 이를 기반으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2020년까지 총자산 57조원, 연간 순이익 40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7.5%의 초우량 증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