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100일…얼어붙은 통신株

실적 개선 효과 더뎌
KT·SKT 주가 두자릿수 하락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이 100일을 맞았지만 통신주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단통법 도입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으나 시행 이후 실적 개선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10월1일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이동통신 시장 1위 업체 SK텔레콤의 주가는 10.77% 하락했다. 시행 100일째인 8일에도 1.67% 떨어진 26만5000원에 마감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시행 이후 각각 11.66%, 5.64% 하락했다.

단통법은 휴대폰 보조금 차별 금지와 단말기 및 요금할인 선택제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시행 이후 100일이 지나도록 통신주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통신시장 자체가 얼어붙고 있어서다. 단통법 시행 첫 달인 지난해 10월 하루 평균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만6935명에 그쳤다. 같은 해 1~9월 하루 평균 가입자 수인 5만8363명에 비하면 63.3% 수준으로 줄었다.

다른 회사 가입자를 뺏어오는 경쟁이 완화되며 번호이동 가입은 줄어든 대신, 기기변경 가입자가 늘어나 통신업체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이동통신 가입자 중 번호이동 비중(알뜰폰 제외)은 지난해 1~9월 38.9%에서 12월 29.7%로 줄어든 반면, 기기변경 비중은 같은 기간 26.2%에서 41%로 증가했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대와 달리 지난 4분기 수익성이 급격하게 개선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올해부터는 실적 개선 조짐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단통법이 안정화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마케팅 비용 절감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