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시네마 천국에도 제 이름 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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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이민호의 실험…영화 '강남 1970' 도전드라마 ‘꽃보다 남자’ ‘시티 헌터’ ‘상속자들’ 등을 중국과 일본에서 잇따라 히트시킨 ‘한류스타’ 이민호(27)가 주연한 대작 영화 ‘강남 1970’(감독 유하)이 오는 21일 개봉한다.
넝마주이 건달로 이미지 변신
중국에선 '시티 헌터'로 인기
아시아 5만명과 팬미팅 진행
100억원을 투입한 이 영화는 1970년대 강남 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 남자의 음모와 배신을 그렸다. 하얀 피부와 조각 같은 외모로 재벌 2세로 자주 등장했던 그가 여기서는 넝마주이 건달 종대 역으로 변신했다. 비오는 날 진흙탕에서 땅을 빼앗기 위해 종대 패거리와 라이벌 조폭들이 패싸움을 하는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14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시사회에 참석한 팬들이 제게 없던 모습을 봤다고 하더군요. 팬들이 저의 고정된 이미지를 좋아한다고 보지는 않아요.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좋아해 줄 거예요. 제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불만스럽더라도 존중해 줄 겁니다. 돈 욕심을 더 냈더라면 ‘상속자들’ 이후 이 작품을 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배우로서 이름을 남기고 싶어 선택했어요.”
그러나 밑바닥 인생을 연기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유하 감독에게 얼굴이 너무 번들거려 고아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핀잔을 들은 뒤 그는 힘들고 배고픔이 느껴지도록 힘을 쏟았다. 잔인한 장면을 자주 생각했다. 거울을 보지 않았고, 심지어 로션조차 바르지 않았다.“촬영이 끝날 때쯤 얼굴이 많이 상했다고 주변에서 얘기하더군요. 원래 외모에 신경 쓰는 타입은 아니지만 인기를 얻은 뒤에는 피부과에 종종 갑니다. ‘잘생겼다’는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니까요. 성형수술을 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지만, 그건 아니에요. 떳떳한 졸업 사진이 증명하니까요. 하하하.”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의 팔로어가 2470만여명으로 한류스타 중 최고인 그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과 일본 등 7개 도시에서 5만여명을 대상으로 팬 미팅을 열었다.
“중국에서는 ‘시티 헌터’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어요. 사회의 어두운 면을 해결해주는 영웅 이야기에 중국인들이 매료된 거죠.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인 ‘상속자들’이 뒤따랐고요. 덕분에 중국에는 젊은 팬이 많아요. 20대들이 저를 닮고 싶어한다는군요. 그들은 저를 ‘오빠’라고 불러요.”이민호는 팬미팅차 들른 아시아 각국이 자신에게는 모두 비슷하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행사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방 안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영화와 드라마를 한 편씩 더하고 싶다고 했다. 드라마에서는 백수나 양아치처럼 완전히 풀어진 캐릭터를 맡고 싶고, 영화에서는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깊이 있게 다룬 오락물에 출연하고 싶다고.
“올해에는 하루도 안 쉬고 일할 생각이에요. 이 영화의 개봉일이 올해로 밀리면서 작년에는 작품이 없었어요. 20대에는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