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바이오벤처 창업…기술료로만 연매출 55억 일궈"

헬스케어 강소기업 (5)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투여횟수 줄이면서 약효 동일
美·유럽 특허…코스닥 상장
현재 브라질社와 암치료 연구
글로벌 신약회사 도약 목표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 거리에 있는 이타피라 시에 브라질 최초로 동물세포 배양설비를 갖춘 바이오의약품 공장이 지난해 완공됐다. 이 공장은 브라질 제약사 크리스탈리아가 지었다. 하지만 기술은 국내 바이오벤처 알테오젠이 대부분 제공했다. 합성의약품만 생산하던 크리스탈리아가 바이오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는 기업을 찾은 끝에 2011년 알테오젠과 제휴를 맺은 것이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사진)는 “개발 단계에 있는 유방암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등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이라며 “기술개발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크리스탈리아로부터 단계별 기술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로 매출 올려

알테오젠은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는 드물게 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는 회사다. 2008년 설립된 이 회사는 2년 만에 CJ헬스케어 등과 기술 제휴를 맺으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크리스탈리아, 일본 기세이제약 등과 손잡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단계별 기술료를 받고 있다. 2013년 매출 55억원에 영업이익 15억원을 냈다. 지난해는 76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술성 평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박 대표는 아내인 정혜신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교수(알테오젠 최고기술경영자)와 함께 알테오젠을 창업했다. 정 교수가 개발한 ‘넥스피(nexP) 융합기술’의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넥스피 속 물질을 바이오의약품과 융합하면 약이 몸속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의약품보다 투여 횟수를 줄이면서 약효는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박 대표는 “오리지널 약을 단순 복제하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약효를 더 키운 바이오베터를 만들 수 있다”며 “미국 유럽 등에서 특허를 받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신약회사 목표박 대표는 1988년 LG생명과학(옛 럭키화학)에 입사했다. B형간염 백신, 성장호르몬, 인터페론 등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LG생명과학에서 해외 사업을 담당하다 한화케미칼에서 바이오 부문 개발본부장을 맡았다. 의약품위탁생산(CMO) 기업인 바이넥스에서 부회장도 지냈다.

그는 “주도적으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했다”며 “바이오 분야에서 연구뿐 아니라 해외 사업까지 두루 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회사를 빠르게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박 대표는 알테오젠을 글로벌 신약 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다. 알테오젠은 넥스피뿐 아니라 항체약물접합(ADC) 원천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ADC는 항암 항체치료제에 암조직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항암 약물을 접합하는 기술이다.알테오젠은 이 기술을 적용한 유방암치료제와 난소암치료제 연구를 하고 있다. 박 대표는 “ADC 원천기술을 확보한 회사는 세계에서 10개 정도”라며 “넥스피와 넥스맵 기술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