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웹OS 2.0 개발팀 "스마트TV, 아날로그로 돌아가니 성공"

인터뷰

불필요한 기능 없애고
복잡한 초기화면 단순화
켜지는 속도 60% 빨라져
LG전자 스마트TV 운영체제(OS)인 웹OS 2.0을 개발한 곽정호 수석연구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상근 상품기획팀장, 김형진 수석연구원, 최고운 선임연구원이 웹OS 2.0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스마트TV 시장이 막 열렸을 때 가전업체들은 가능한 모든 기능을 적용했다. 이용자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기술력을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이용자들은 비싼 스마트TV를 사서 아날로그TV처럼 썼다. 스마트TV가 복잡하고 어려웠던 탓이다. 90% 이상이 스마트 기능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LG전자의 스마트TV 운영체제(OS) 웹OS는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최근 선보인 웹OS 2.0 개발에 참여한 김상근 TV스마트상품기획팀장, 곽정호 TV소프트웨어개발기획팀 수석연구원, 김형진 TV개발담당 수석연구원, 최고운 사용자경험(UX)디자인팀 선임연구원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웹OS 성공 비결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개발팀은 ‘아날로그로 돌아가자’ ‘TV를 다시 쉽게 만들자’라는 서비스 철학을 세웠다. 스마트TV 전원을 켜면 나타나는 복잡한 초기 화면에서 불필요한 기능을 모두 없앴다. 즐겨 찾는 채널 등 TV 본연의 단순한 UX를 편리하게 구현했다. 기존 스마트TV와 전혀 다른 UX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작년 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4에서 웹OS 1.0을 내놓았을 때 ‘LG가 스마트TV의 방향을 찾았다’라는 평가가 나왔어요. 올해 초 CES 2015에선 깜짝 놀랐죠.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 경쟁사들이 웹OS와 비슷한 스마트TV OS를 선보였습니다. LG가 흐름을 확 바꿔놓은 것이죠.” 최 연구원의 말이다.

올해 선보인 웹OS 2.0은 한 발 더 나갔다. 플랫폼 완성도 높이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 웹OS 1.0보다 켜지는 속도가 최대 60% 이상 빨라졌다. 김 연구원은 “플랫폼 안정화는 건축에 비유하면 기초공사와 같다”며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면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것처럼 플랫폼 완성도가 높아지면 다양한 기기와 손쉽게 연결하고 서비스를 신속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웹OS TV 판매량은 작년 12월 5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1000만대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