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직후 이혼소송 급증 까닭은…

6년간 2월 평균 22.6% 늘어
시댁·처가와 갈등이 주 원인

설 연휴 직후 이혼소송과 협의이혼을 법원에 신청하는 사람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명절 때 시댁이나 처가와 갈등을 빚기 쉬운 데다 이를 계기로 배우자에 대한 불만까지 폭발해 이혼을 결심하는 사람이 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설 연휴 다음달인 2월에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 건수가 3529건에 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전달보다 14.7% 증가한 수치다.

앞서 2009년에는 설 연휴 다음달 제기된 이혼소송이 4086건으로 직전 달에 비해 23.9% 늘었다. 2010~2012년에는 각각 28%, 37.5%, 16.7% 늘었다. 2009년 이후 6년간 증가율 평균은 22.6%에 달했다.

재판을 거치지 않는 협의 이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설 연휴 다음달 법원에 접수된 협의이혼 건수는 1만1883건으로 전달 대비 14.2% 늘었다. 2009년 20.4%, 2010년 21.1%, 2011년 20.5%, 2012년 14.7%, 2013년 6.9% 등이었다.

홍승권 변호사는 “제사 등 명절을 준비하는 일도 그렇고 귀성하느라 몸이 힘든 상황에서 배우자 친척들로부터 잔소리를 듣게 되면 처가나 시댁에 대해 불만을 갖기 쉽다”며 “이런 불만을 배우자에게 풀면서 싸움으로 이어져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배금자 해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명절 가사를 며느리에게만 맡기지 말고 온 가족이 함께하는 등 상대를 배려하는 게 부부싸움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명절 제례를 현대에 맞게 간소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