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즐거운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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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선택받기 위한 예술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TV, 영화관 등에서 새롭게 창작된 완성물을 접하지만 이를 만든 이들이 이겨낸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가늠하기 어렵다. 고흐, 고갱, 박수근 화백의 공통점은 죽은 뒤 더 유명해진 예술가들이란 점이다. 그들의 삶은 녹록지 않았지만 창작활동의 결과는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다.
인생에 '즐거운 창작' 계속되길
김선권 < 카페베네 대표 skkim@caffebene.co.kr >
창작활동은 비단 예술가의 것만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음식점, 레스토랑, 커피전문점도 만든 이의 숨결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겉보기엔 무심하게 설치한 것 같은 빈티지한 외관, 디자인과 컬러가 제각각인 테이블, 의자, 메뉴, 음악까지 길거리에 즐비한 수많은 브랜드의 커피전문점은 오늘 하루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다. 때로는 기분 좋은 음악이, 때로는 브랜드의 선행이 소비자 선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하나의 브랜드는 오랜 시간을 거쳐 많은 사람의 물리적이고 정서적인 창작활동이 쌓여 완성된다.올해 7주년을 맞는 카페베네의 첫 매장과 최근 연 매장을 비교해보면 인테리어부터 메뉴, 매장에 흐르는 음악, 매장에 들어섰을 때 소비자에게 건네는 첫마디까지 변화된 부분이 많다. 이는 그 시간 동안 수많은 브랜드 속에서 선택받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이뤄낸 결과, 아니 결과가 아니라 끝나지 않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옳다. 라이프스타일과 식문화가 밀접하게 결합해 있는 커피전문점인 만큼 해외에서 펼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은 비단 메뉴와 외관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찾아오는 현지 소비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데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
‘취향은 논쟁거리가 아니다’라는 유명한 라틴어 격언이 있다. 최근 커피전문점에 대한 소비자의 시시각각 변하는 기호는 오래된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는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난 아직도 소비자의 정서적인 선택은 ‘포화’라기보다 ‘시작’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오늘 하루 기분 때문에도 각기 다른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이 과정 속에서 선택받기 위해 브랜드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 힘들지만 즐겁다.
지난 몇 주간 나 역시 그 말에 공감했다. 한경에세이를 통해 독자에게 내 생각을 전하는 것이 경영인으로선 쉽지 않았지만 즐거운 창작의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인생에 즐거운 창작이 계속되기를 기원한다.
김선권 < 카페베네 대표 skkim@caffebe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