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만의 신메뉴로 '맛집 명가' 만들 것"

요리경연대회 수상 주방장 3인

냉이짬뽕·톡톡 빙수·마늘 돈가스
놀이기구만큼 손색없는 요리
맛집 찾는 단골손님 늘었으면…
올해 에버랜드 요리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에버랜드 소속 주방장들이 신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김동주 선임(대상·가운데)이 짬뽕에 냉이를 곁들인 ‘냉이짬뽕’을, 박제환 주임(금상·왼쪽)은 청포도와 탄산캔디를 넣은 ‘청포도 요거트 톡톡 빙수’, 김은석 선임(은상)은 다진마늘로 돼지고기의 잡내를 없앤 ‘마늘 돈가스’를 내놨다. 제일모직 제공
“단순히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색 요리를 맛보려고 에버랜드를 찾는 시대가 열릴 겁니다.”

올해 에버랜드 요리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에버랜드 주방장 3인방 김동주 선임(대상), 박제환 주임(금상), 김은석 선임(은상)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지금은 ‘에버랜드’라고 하면 놀이동산이 연상되지만 언젠가는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김동주 선임은 대회 수상작이 23일부터 경기 용인 에버랜드 내 레스토랑에서 판매되는 것을 시작으로 ‘에버랜드 맛집 만들기’ 프로젝트가 가동된다고 말했다.에버랜드 요리경연대회는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의 제안으로 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다른 놀이공원엔 없는 에버랜드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다. 에버랜드에 근무하는 요리사 50여명이 참여해 100종의 신메뉴를 출품했고, 김 사장을 비롯한 회사 경영진과 방문객 등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을 뽑았다.

박 주임은 “신메뉴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담겨 있다”며 “에버랜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먹거리”라고 소개했다. 대상을 탄 ‘냉이짬뽕’은 냉이로 진하게 육수를 만들어 각종 해물과 채소를 강한 불에 함께 볶아 끓여낸다. 이 요리를 개발한 김동주 선임은 “얼큰하기만 했던 짬뽕에 냉이를 넣어 토속적인 향이 짙게 풍기면서도 개운하고 시원한 맛을 낸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 주임은 청량감 있는 청포도와 탄산캔디를 넣어 독특하게 만든 ‘청포도 요거트 톡톡 빙수’를, 김은석 선임은 다진 마늘로 돼지고기의 잡내를 없앤 ‘마늘 돈가스’를 소개했다.

김은석 선임은 “놀이공원 음식은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에버랜드는 놀이기구도 재미있지만 여느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요리가 나온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이들은 벌써 내년 요리경연대회에 내놓을 신메뉴를 연구 중이라고 했다. 그간 요리사들만 대회에 참가했지만 내년에는 요리에 관심 있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도록 대회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김동주 선임은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만큼 에버랜드 요리가 입소문을 탈 정도로 유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번 맛본 요리가 다시 생각나 에버랜드를 찾는 단골손님을 만드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이들은 “‘시원한 냉이짬뽕이 먹고 싶은데 이번 주말에 에버랜드에 갈까’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용인=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