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줄…겨우 탔더니 숨이 턱~"역시나 콩나물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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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 지하철 9호선 연장 개통 후 첫 출근길30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9호선 염창역. 지난 28일 종합운동장역 등 5개 역 연장 구간이 개통된 뒤 첫 출근일인 이날 종합운동장 방향 승강장은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연장되기 전에도 출근시간대 혼잡도가 240%(적정 인원의 2.4배 탑승)로 9호선에서 가장 혼잡했던 플랫폼은 아침 일찍부터 강남지역으로 출근하려는 직장인으로 가득 찼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9시까지 11만8285명이 9호선을 이용해 전주 월요일보다 이용객이 4132명(3.6%) 늘었다고 밝혔다. 28일 이용객은 전주 대비 16%, 29일은 14% 늘었다.
4량 불과 … 두세 번 그냥 보내
"내립시다" "밀지마요" 아우성
"막힐까봐"…무료버스는 한산
이번에 연장된 봉은사역을 통해 삼성동 무역센터로 출근한다는 직장인 진명상 씨(36)는 “평소에는 버스를 타고 당산역까지 가서 2호선을 탔는데 연장된 9호선을 한번 이용해 보러 나왔다”며 “9호선이 ‘지옥철’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고 말했다.지하철 차량이 네 칸에 불과해 새로 진입한 열차가 승객을 충분히 싣고 가지 못하면서 두 차례까지 열차를 떠나보내고서야 지하철에 오르는 승객도 있었다. 직장인 박보희 씨(23)는 “워낙 지하철이 붐벼서 사람들 사이에 잘 끼이는 핸드백 대신 백팩을 메고 다닌다”며 “지하철 네 칸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멈춰 설 때마다 빨리 전철에 오르려는 승객으로 입구가 붐비면서 내려야 할 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지나치는 승객도 자주 목격됐다. 혼잡을 예상하고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는 직장인 김애정 씨(47)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호흡곤란이 온 적도 있고 출근길이 매일 전쟁 같다”고 하소연했다.9호선 혼잡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시가 무료로 마련한 급행순환버스 18대와 직행버스 10대는 이용객이 적었다. 오전 8시30분께 승객은 급행순환버스가 3~5명, 직행버스는 6~7명에 그쳤다. 직장인 김승한 씨(26)는 “출근시간에 길이 막히면 회사에 늦을까 봐 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가양역에서 여의도역을 기준으로 직행버스는 약 25분, 중간에 3번 정차하는 급행순환버스는 약 30분 걸렸다. 18분 걸리는 9호선 일반 열차보다 10분 정도 더 걸리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 이용의 불편을 고려하면 오래 걸린다고 보기 힘들지만 아직 홍보가 덜 돼 이용객이 적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9호선 30개 역에 91명이던 안전요원을 460명까지 늘렸다. 국민안전처도 김포공항·가양·염창·당산·여의도·고속터미널역에 소방인력 70명과 구급차(사진) 여섯 대를 배치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