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창립회원국 15일 확정] 미국 눈치보던 일본, 6월 가입 가능성…캐나다·멕시코도 '저울질'

가입 안 한 나라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에서 빠진 일본 캐나다 등 국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연간 7300억달러(약 800조원)에 이르는 아시아 인프라 건설 시장에서 자국 기업들이 소외될 수 있어서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AIIB 초대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진리췬 AIIB 임시 사무국장이 지난달 나카오 다케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를 통해 일본에 AIIB 부총재 자리를 제안하며 창립회원국 참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일본은 창립회원국 신청 마감일인 지난달 31일까지 가입 신청을 하지 않았다. 운영의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결정이었다는 게 정설이다.이달 들어서는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 AIIB 참여 여부를 본격 논의하고 있다. 5월 말까지는 당내 의견을 종합해 일본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달 26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방문 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AIIB 참여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6월6일 전후로 열릴 중·일 재무장관회의 때 중국과 참여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일본 내부에서는 뒤늦게라도 AIIB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는 견해지만 시노하라 나오유키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AIIB는 아시아의 기관으로 아시아에 속한 일본은 미국과 입장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6월 가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야당 등에서는 참여 결정이 늦어진 것을 비판하기도 한다. 창립회원국으로 들어가지 않고, 나중에 합류하면 지분 배정 등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20개국(G20) 중에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AIIB의 창립회원국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캐나다 멕시코 등은 AIIB 가입을 계속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