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찾는 기업들] 반도체·석유화학·ICT…중국서 新한류 이끈다
입력
수정
지면B3
SK그룹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룹의 ‘맏형’ 격인 SK이노베이션이 국제 유가 하락으로 37년 만에 적자를 나타낸 것을 비롯해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도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SK그룹은 최근의 위기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창조경제 도입과 세계시장 공략을 통해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창조경제 확산SK는 지난해 10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창업 생태계 조성과 창조경제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SK창조경제추진단을 구성했다.
SK그룹 직원들로 구성된 별도의 창조경제혁신(CEI)센터도 조직해 예비창업자에 대한 교육 및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CEI센터에서는 세종시에 창조마을 시범단지 조성, 살기 좋은 농촌 만들기 사업도 벌이고 있다. 농촌에 ICT를 접목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 팜’과 ‘스마트 로컬푸드 시스템’ 등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SK그룹은 지난해 3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텔레콤과 ‘SK창조경제혁신센터 모델 수출 및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의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SK텔레콤과 사우디텔레콤은 신성장 사업 분야의 기술 노하우와 마케팅 노하우 등을 상호 공유하고, 사우디 및 중동지역에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스마트러닝 등 신성장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나가기로 합의했다.
◆해외시장 공략
SK그룹은 중국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중국 충칭에 반도체 후공정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충칭 후공정 생산공장은 28만㎡ 규모의 대지에 2013년 7월 건설을 시작해 지난해 5월 준공됐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주력 생산제품은 각종 모바일기기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다. 생산규모는 16기가비트(Gb) 기준 월 8000만개 수준이다. 총 2억5000만달러가 투자된 충칭 후공정 생산법인은 현재 12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해 2억달러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SK그룹 측은 예상했다. 충칭 후공정 공장 준공으로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 현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과 합작해 지은 중국 우한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인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최근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잇단 성과는 최 회장이 장기간 추진한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열매’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차이나 인사이더란 ‘단순한 현지화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국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SK 중국 사업의 기본 철학이다.
중국 이외 지역에 대한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렙솔과 손잡고 2011년부터 진행해 온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도 지난해 11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해 고급 윤활기유의 최대 시장인 유럽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쐈다.석유개발사업은 미국에서 의미 있는 결실을 맺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SK E&P 아메리카를 통해 석유개발회사 플리머스 등이 갖고 있던 미국 내 석유생산 광구 2곳의 지분을 3781억원에 인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발판으로 셰일가스 등 개발 사업에도 본격 참여하겠다는 목표다.
◆ICT 한류 확산
SK C&C는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ICT 한류바람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성장방향을 △정보기술(IT) 서비스 사업 경쟁력의 획기적 향상 △글로벌 ICT·시장 트렌드에 맞춘 신성장 기회 발굴 △글로벌 파트너십에 기반한 성장모델 추진 등으로 정했다.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 발생한 SK C&C의 지난해 매출은 4158억원으로, 전체 매출(2조4260억원)의 17.1% 수준이다. 이는 전년 대비 136% 늘어난 것이다. 중동과 중앙아시아, 중국 등을 중심으로 IT서비스 사업을 확장시키고 엔카, 반도체 모듈사업 등을 강화한 게 성장의 배경이 됐다.SK C&C는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 운봉자동차회사와 중고차 매매 전문 합작회사인 상하이 운봉엔카 중고차 경영서비스 유한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8월에는 상하이 훙커우 공원 인근에 직영 매장 1호점 ‘운봉엔카 훙커우 지점’을 열었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부사장)은 “SK는 대내외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 속에 미래성장 동력으로 ICT 기반 창조경제와 세계시장 공략을 선정했다”며 “SK 미래를 위해 최고의 전략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