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경 로스쿨 잡콘서트] 대기업들 "내년엔 잡콘서트 맞춰 변호사 채용시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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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잡콘서트, 로스쿨 졸업생 대기업 취업 물꼬 텄다삼성 현대자동차 금융감독원 등 13개 국내 대기업 및 기관이 로스쿨 출신 우수 법조인을 채용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23일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린 ‘2015 한경 로스쿨 잡콘서트’ 행사에 참여한 대기업과 공공기관, 금융업체 등은 행사장에 별도 부스를 마련하고 로스쿨 출신 인재들과 채용상담을 했다.
삼성·금감원 등 13개 대기업·기관 98명 채용 예정
기업들 "송사에 기업업무까지…멀티플레이어 원해"
중앙선관위, 국가기관 최초로 변호사 20명 공채
행사에는 삼성 현대자동차 LG전자 SK텔레콤 롯데백화점 한화 대한항공 우리은행 한샘 이랜드 금융감독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등이 참여했다. 특히 이랜드는 이미 원서를 마감했지만 이날 잡콘서트에 온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추가 지원서를 받기도 했다.기업 “화합형 변호사 원해”
기업 법무 인사 담당자들은 이날 채용설명회에서 “사내 변호사는 변호사인 동시에 회사원이기 때문에 법률 전문성은 기본이고 회사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내 변호사를 수시 채용하고 있는 LG전자 인사팀 관계자는 “사내 변호사는 소송·계약서 검토, 법률자문, 준법 지원 업무를 맡는다”며 “LG전자에선 서비스 분야, 전자계열, 화학계열별로 사내 변호사를 채용하기 때문에 각 회사에서 필요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으면 면접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올해 사내 변호사 세 명을 채용할 예정인 한샘 측은 “변호사라고 해서 변호사 업무만 하려는 사람은 선호하지 않는다”며 “도전정신을 갖고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어 창의력을 발휘할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대한항공 인사담당자도 “소송뿐 아니라 영업, 생산, 인사 등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형 사내 변호사를 원한다”며 “사내 변호사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중앙선관위는 변호사 인력 20명을 행정주사보 7급으로 채용키로 하고 오는 27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김현기 중앙선관위 행정사무관은 “지방 로스쿨 출신 인재를 배려하기 위해 지역별로 쿼터제를 둬 인재를 뽑기로 했다”며 “국가기관에서 변호사 20명을 한번에 뽑는 것은 사상 처음인 만큼 많은 인재가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매년 3월 경력 2년 이상의 변호사 20명을 뽑는 경찰청은 “경찰청 소속 변호사는 직접 수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관련 지식을 갖춰야 한다”며 “임용되면 수사 중견간부가 되기 때문에 팀원을 잘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참가자들“기업 인재상 알게 됐다”이날 행사장을 찾은 300여명의 로스쿨 졸업생은 정장을 입고 이력서 수십부를 들고 각 부스를 돌며 즉석 면접을 봤다. 올해 한양대 로스쿨을 졸업한 신모씨는 “사내 변호사의 보수와 처우가 중견 로펌만큼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사내 변호사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며 “평소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기업 사내 변호사로 일하고 싶었는데 오늘 행사장을 찾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원대 로스쿨 출신 황모씨는 “변호사 시험 결과가 발표된 지 2주가 지난 상황이라 구직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기”라며 “최근 기업에서도 송사업무가 많아지고 있는데 사내 변호사로 취업해 전문성을 키우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서울시립대 로스쿨에서 온 임남택씨는 “오늘 각 부스를 돌며 기업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며 “로스쿨 인재를 위한 이런 행사가 마련돼 취업준비생으로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희돈 대한항공 상무는 “내년부터는 한경 잡콘서트에 맞춰 변호사 채용시기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영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변호사 2만명 시대에 법조인력이 구직난을 겪고 있다”며 “변호사가 송사만 법조 업무로 생각하고 로펌에 진출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오늘 행사가 그런 벽을 깨뜨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인선/김순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