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올리는 투명경영] 이사회 중심의 시스템 정착…계열사별 독립적 의사 결정

SK그룹
SK그룹은 지난 3월 협력회사 최고경영자(CEO) 91명을 초청해 서울 광장동 SK아카디아 연수원에서 ‘2015 SK동반성장 CEO 세미나’를 열었다.
SK그룹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최태원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SK C&C와 SK를 합병하기로 해 ‘옥상옥(屋上屋)’ 구조를 해결한 것.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후 한진그룹 등 다른 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을 속속 마무리하고 있다.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SK그룹 측은 “‘최태원 회장 개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라는 일각의 비판을 수용해 투명경영을 실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한국 사회가 대기업에 요구하고 있는 투명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사회 중심 경영

SK는 각 계열사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이사회 중심경영을 시행하고 있다. 2007년 SK가 지주회사 전환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오너 1인 중심의 경영이 아니라 이사회를 통한 시스템 경영이 정착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SK가 이사회 중심 경영을 표방한 것은 2004년부터다. 이사회가 독립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사들이 여러 국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황을 수시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런 지원을 통해 회사 사정을 잘 모르던 이사들도 이른 시간에 회사 현황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과 별도로 SK 주요 관계사는 윤리경영실을 두고 윤리강령과 윤리규범을 제정했다. 모든 임직원이 건전하고 올바른 윤리적 판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SK그룹 측 설명이다. 한발 더 나아가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윤리경영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SK의 이런 투명경영은 국내 기업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 ‘한국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CGS)’가 선정하는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SK(주)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SK텔레콤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선정됐다. SK는 지속적인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하고 독립적인 경영을 통해 그룹을 성장시키고, 주주 이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대기업이 갖춰야 할 사회적 사명도 성실히 수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협력업체 지원

협력업체에 대한 통 큰 지원은 투명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또 다른 방식이다. SK는 2007년부터 ‘동반성장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매년 열고 있다. 이 세미나에서 협력업체 CEO들은 경영전략, 재무, 마케팅, 리더십 등 기업경영 전반에 관한 SK그룹의 핵심 노하우를 교육받고 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4200여명의 협력업체 CEO가 이 강의를 수강했다. 강의료는 SK그룹 관계사가 모두 부담하고 있다.

이 세미나에는 동반성장, 상생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SK그룹의 최고 책임자인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참석한다. 김 의장은 협력업체를 ‘갑을(甲乙) 관계’가 아닌 새로운 것을 함께 창조하는 ‘직장 동료’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SK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 방식을 이 세미나에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SK는 적극적이고 투명한 협력업체 지원을 통해 더 큰 차원의 동반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에는 동반성장 분야를 특화시킨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해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회공헌위원회가 요즘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투명한 지원이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하는 고용·환경·복지·문화 등 각 분야의 사회적 성과를 구체적인 금액으로 정량화해 그 규모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회성과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SK는 2005년 SK그룹의 전 계열사 CEO들이 ‘행복동반자 경영’을 선언하면서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주요 경영 목표로 삼았다. 2012년에는 ‘동반성장 실천계획’을 마련해 협력업체에 기술, 교육, 자금 등 3대 분야에서 지원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SK와 협력회사가 위기를 함께 돌파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