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부산에 카지노리조트 추진

말레이시아 겐팅그룹과 제휴
문체부에 복합리조트 제안서
호텔·쇼핑센터 갖춰…투자금 1조 넘을듯
롯데그룹이 말레이시아의 세계적 카지노기업 겐팅그룹과 손잡고 부산 북항에 카지노를 포함한 대규모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자산개발 롯데호텔 롯데건설 등 세 회사로 구성된 롯데컨소시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하는 신규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개략적인 개발방향을 담은 콘셉트공모제안서(RFC)를 지난달 30일 제출했다.

롯데가 제시한 카지노리조트 부지는 부산 북항재개발지구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투자금액이 최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비롯해 수상레저, 호텔, 면세점 등 각종 관광 및 쇼핑시설로 복합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 북항은 레저시설이 들어서기에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항만청은 북항을 대형 크루즈 네 대가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세계 4대 미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토목공사를 끝낸 상태”라며 “부산이 본거지인 롯데가 부산의 지역 발전까지 고려해 북항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롯데는 직접 카지노 사업을 운영한 적은 없지만 롯데호텔 등에 카지노를 유치할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1990년대 국내 카지노업체가 부도났을 때도 롯데가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롯데와 손잡은 겐팅그룹은 세계적인 카지노 운영 업체다. 화교 자본에 의해 1965년 말레이시아에 설립된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영국, 바하마, 미국 등에서 카지노가 포함된 리조트 사업을 하고 있으며 자산 규모가 300억달러(약 33조5700억원)를 넘는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부터 제주 서귀포시 하얏트호텔 내에 카지노 사업장인 겐팅 제주를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는 롯데를 포함해 34개 국내외 기업들이 제출한 제안서를 검토한 뒤 8월 말쯤 복합리조트 개발 대상 지역과 시설요건 기준 등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고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안서를 낸 기업 중에는 지역별로 인천을 앞세운 곳이 15곳가량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GGAM 랑룬캐피털과 신화롄부동산, 홍콩의 임피리얼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 초우타이푹엔터프라이즈그룹(CTF), 싱가포르 오디아, 캄보디아 카지노기업 나가코프와 아시아컬처콤플렉스(ACC), 선시티리조트, 미국 카지노기업 모헤간선, 한국관광공사 산하 GKL(그랜드코리아레저), 필리핀 솔레어코리아와 임광그랜드개발(LK), 오션뷰 등이다. 수협중앙회(노량진수산시장), 한국수자원공사(경기 화성 송산그린시티), 여수경도관광레저주식회사(여수 경도), 코오롱(강원 춘천 라비에벨컨트리클럽)도 도전장을 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