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선룰 싸움'만…8월 국회, 일정 못잡고 '개점휴업'

朴대통령 '경제활성화法 처리' 촉구에도 뒷전으로

野 노동개혁 방향 정면 비판
해킹 의혹 놓고 대립도 여전

여야, 국감·결산안 처리 신경전
상임위 법안처리 일정은 '캄캄'
8월 임시국회가 7일 개원했지만 시작부터 ‘빈손 국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는 지난해 정부 결산안 처리와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 계획서 채택,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을 위해 여야 합의에 따라 열기로 합의됐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편,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등을 두고 여야가 맞서면서 경제활성화법 처리 등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우선 정부가 하반기 핵심 국정과제로 꼽은 노동개혁을 두고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을 강조한 대국민담화를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김무성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당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경제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절박한 현실 인식에 뜻을 함께하면서 미래를 향한 행보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며 “정치권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고, 질 나쁜 일자리로 내몰려서 신음하고 있는 청년들의 절망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에게 희망의 미래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개혁에 주력할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규직 임금을 줄여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은 경제 실패를 정규직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드라이브에 ‘법인세 정상화’ 등 재벌개혁 이슈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노동개혁 추진 방식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새누리당은 노사정위원회를 정상화해 노동개혁에 속도를 내자는 입장인 데 반해 새정치연합은 이해 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대타협기구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국정원의 민간인 해킹 의혹은 여전히 국회 순항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6일 진상규명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가 무산되면서 여야 간 대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측은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며 국회의 다른 일정과 연계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0일과 12일에는 안전행정위와 국방위에서 각각 해킹 의혹 사건에 대한 현안 보고가 예정돼 있어 다시 한 번 여야 간 설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야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17일 또는 27일 다시 본회의를 열어 국감 시행과 국감 대상기관 승인 안건 등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28일에는 예결위 결산안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여야 간 신경전이 치열해짐에 따라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여야는 상임위원회별로 법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을 맞은 의원들의 해외일정도 8월 임시국회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남미 지역의 공적개발원조(ODA) 현장을 둘러보고 있고,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9일부터 3일간 블라디보스토크 등 러시아 일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