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신용 '투기등급' 강등

S&P, BBB-서 BB+로
"재정악화에 정치불안 가중"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9일(현지시간) 브라질 국가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한 단계 낮췄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앞으로 몇 달 안에 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월29일 브라질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며 등급 전망을 ‘중립적’에서 ‘부정적’으로 수정한 지 한 달 반 만이다.

S&P는 재정이 악화하고 정치권 혼란이 가중되며 예상보다 세계 경제상황이 나쁘다는 점을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꼽았다.S&P는 “브라질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는 2.5%, 내년에는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정적자는 올해와 내년 각각 GDP의 8%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 정부는 7월 올해 재정수지 흑자 목표를 GDP 대비 1.1%에서 0.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은 0.7%, 2017년은 1.3%로 낮췄다.

시장의 관심은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피치도 브라질 신용등급 강등 시점을 앞당길지에 쏠렸다. 무디스는 지난달 11일 브라질 신용등급을 Baa2에서 투기등급 직전 단계인 Baa3로 떨어뜨리고,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이라고 제시했다. 무디스의 전략담당 부사장인 에두아르두 바커는 “브라질 경제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신용등급 조정을 앞당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현재 브라질 신용등급을 투기등급보다 두 단계 높은 BBB로 잡고 있는 피치는 조만간 이 등급을 투자등급 가운데 최하위인 BBB-로 한 단계 낮출 가능성이 크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