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디자이너 해외 진출 돕는 '쇼룸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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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브랜드 한 곳서 전시‘쇼룸(show room)’기업이 신진의류 디자이너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다. 쇼룸기업은 전시실을 운영하면서 여러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바이어에게 제품을 홍보한다.
해외바이어 하루 100명 찾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의류산업협회가 지난해 9월 공동으로 설립한 ‘르돔’이 대표적이다. 서울 동대문에 있는 르돔 전시장에는 현재 28개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곳을 통해 이뤄진 수출계약은 지난 1년간 17억원이었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르돔을 방문하는 해외 바이어들은 하루 평균 100여명이다. 지난 3일에는 중국복장협회 회장단과 브로드캐스트 등 중국 패션브랜드 관계자 20여명이 르돔의 쇼룸을 찾았다. 이들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초청을 받아 국내 의류제품 수입을 위해 방한했다. 전시실을 둘러본 왕소하 중국리보패션그룹 디자인실장은 “개별 디자이너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평했다.
중국 바이어들은 또 다른 쇼룸기업 ‘밀스튜디오’도 방문했다. 지난달 31일 문을 연 이곳에는 50여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들어왔다.
진대붕 중국복장협회 부회장은 “쇼룸이 수입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면에서 편리하다”며 “수입할 때는 디자인의 독창성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말했다.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쇼룸도 있다. 신발 전문 쇼룸기업 ‘브랜드랩’은 부테로, 파고 등 유럽 유명 제품을 국내 쇼룸으로 들여와 유통한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아기 수제화 전문기업 ‘오엘로’의 중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해외 쇼룸기업도 있다. 미국에 쇼룸을 둔 맷슨글로벌(Mattson Global)은 지난해 1월 국내에 들어왔다. 국내 우수 디자이너를 발굴해 제품을 쇼룸에 전시하고,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에서 유통한다. 지금까지 120여개 브랜드가 맷슨글로벌을 통해 미국에 진출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