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금리동결 후유증에 하락…외국인 다시 '변심'

코스피지수가 닷새 만에 하락했다. 미국 금리동결의 배경인 세계 경기의 둔화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4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31.27포인트(1.57%) 내린 1964.6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경기둔화 우려로 3대 지수가 모두 1% 이상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1.14%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에 이어 기관까지 순매도에 가세해 한때 1960.11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동결 이후 선진국 시장의 하락에 따라 국내 증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금리동결 자체보다는 세계 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선진국 시장이 하락했고, 그 여파가 국내 증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4거래일 만에 돌아선 것도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한 선진국 시장의 하락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이날 외국인은 1982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105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548억원 매수 우위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 모두 순매도로 1069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통신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KT&G KB금융 LG 등을 빼고 대부분 약세였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화학주와 항공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LG화학 GS S-Oil 등은 2~3% 하락했고, AK홀딩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은 3%가까이 올랐다. 쌍방울은 중국 기업과의 합작 사업 추진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다.코스닥 시장도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1.28포인트(0.19%) 내린 668.9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8억원과 12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674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포인트아이가 배우 고현정의 경영 참여 소식에 7% 이상 급등했다. 또 어린이집 CCTV 설치가 의무화됨에 따라 관련주인 ITX시큐리티와 경봉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나흘 만에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전거래일보다 11.9원 오른 1174.70에 마감했다.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될 지는 선진 시장이 안정을 찾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이상재 팀장은 "현재 선진국 시장의 하락을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안도감이 확산되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결과가 좋으면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올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주에는 미국 기존 주택판매, 중국의 차이신 제조업 PMI 지수 등이 발표된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