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쿡방 열풍 어디로? '슈스케 학과'와는 달랐던 '셰프 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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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구 기자 ] ‘슈퍼스타K(슈스케)’ 태풍은 강렬했으나 ‘냉장고를 부탁해(냉부해)’ 효과는 잠잠했다. 대학 입시 얘기다. 유명 셰프들이 TV에 단골로 나오는 쿡방(요리방송) 전성시대지만 관련 전공 인기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으로 실용음악과 경쟁률이 치솟은 것에 비하면 의외의 결과다.
30일 한경닷컴이 최근 수시 1차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수도권 전문대 조리학과 경쟁률(일반고전형 기준)을 조사한 결과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조리 관련 학과들은 전문대에 많이 개설돼 있다. 학교별 경쟁률이 조금씩 오르내리는 가운데 대체로 제자리걸음 하는 추세였다.대림대 호텔조리과는 42명 모집에 1024명이 지원해 24.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24.6대 1에서 소폭 하락했다. 장안대 호텔조리과는 41명 모집에 807명이 지원해 경쟁률 19.7대 1을 나타냈다. 작년(17.8대 1)에 비하면 소폭 상승했지만 재작년 경쟁률 40대 1에 비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경민대 호텔외식조리과도 최근 3년간 모집인원은 계속 늘어난 데 반해 지원자 수는 줄었다. 그 결과 재작년 27.45대 1이었던 경쟁률은 작년 18.2대 1, 올해 13.68대 1로 내려앉았다. 인천재능대 호텔외식조리과 경쟁률 역시 재작년 22.2대 1에서 지난해 18대 1로 떨어졌다. 작년 인문계전형 40명 모집에서 올해 수시는 수능전형 8명 모집으로 인원을 줄였으나 경쟁률 하락세(14.25대 1)는 계속됐다.
지난해 127.3대 1의 경쟁률로 비예체능 학과 중 최고 경쟁률을 보인 안산대 호텔조리과도 올해 111.33대 1로 주춤했다. 같은 기간 △연성대 호텔조리전공 33대 1→34.62대 1 △두원공대 호텔조리과 18.8대 1→19대 1 △신안산대 호텔조리과 17.1대 1→22.1대 1 등은 경쟁률이 소폭 올랐으나 상종가인 셰프들의 인기와 쿡방 열풍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치라고 보긴 어렵다.한식 관련 학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천재능대 한식명품조리과는 2014학년도 경쟁률 11.5대 1에서 2015학년도 7.66대 1로 하락했다. 올해 수능전형으로 바꾸고 모집인원도 줄였으나 7.33대 1로 더 내려갔다. 배화여대 전통조리과는 주간과정 경쟁률이 작년 8.9대 1에서 10.36대 1로 올랐지만 야간과정은 6.5대 1에서 4.69대 1로 떨어졌다.‘슈스케’를 필두로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보이스 코리아’ 등 오디션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경쟁률이 껑충 뛴 실용음악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집계·분석한 지난해 ‘전문대 수시모집 입시 결과’에 따르면 실용음악과 평균 경쟁률은 218대 1에 달했다. 수시 1차 전문대 경쟁률 상위 5개 학과를 실용음악과가 휩쓸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는 3명 모집에 무려 1206명이 몰려 402대 1을 기록했었다. 4년제대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수년간 실용음악과들이 경쟁률 최상위권을 독식했다.이같은 상반된 입시 결과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여형이다. 일반인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도록 열려있다. 쿡방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기능인들의 경연 성격을 띤다. 보컬이 주축인 실용음악과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지만 보다 전문적 영역에 속하는 요리 전공은 방송의 인기가 실제 지원으로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조리학과는 일 자체가 힘들어 원래 요리에 관심 있는 경우가 아니면 선뜻 뛰어들기 어렵다. 쿡방이나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에 대한 관심이 곧바로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전문대 입학관계자는 “요즘 인기인 ‘냉부해’나 ‘한식대첩’ 같은 쿡방을 보며 즐기는 것과 요리를 전공으로 택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후방 분산 효과도 경쟁률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4년제대는 취업률 향상을 위해 전문대와 유사한 실용 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전문대로선 4년제대뿐 아니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명 셰프를 대거 영입한 직업학교와도 경쟁해야 한다.에드워드권이 학장, 최현석 셰프가 교수로 있는 서울현대전문학교 호텔조리전공이 이런 케이스다. 강레오 셰프와 명현지 셰프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호텔조리제과예술학부 학부장과 교수로, 오세득 셰프도 고려직업전문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희동 소장은 “취업률이 높은 보건·간호계열 전공을 제외한 전문대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답보 상태”라며 “지방 4년제대 위주로 전문대와 비슷한 학과를 만들고, 직업학교도 학점은행제로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전문학사 학위 취득이 가능해 ‘분산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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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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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경닷컴이 최근 수시 1차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수도권 전문대 조리학과 경쟁률(일반고전형 기준)을 조사한 결과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조리 관련 학과들은 전문대에 많이 개설돼 있다. 학교별 경쟁률이 조금씩 오르내리는 가운데 대체로 제자리걸음 하는 추세였다.대림대 호텔조리과는 42명 모집에 1024명이 지원해 24.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24.6대 1에서 소폭 하락했다. 장안대 호텔조리과는 41명 모집에 807명이 지원해 경쟁률 19.7대 1을 나타냈다. 작년(17.8대 1)에 비하면 소폭 상승했지만 재작년 경쟁률 40대 1에 비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경민대 호텔외식조리과도 최근 3년간 모집인원은 계속 늘어난 데 반해 지원자 수는 줄었다. 그 결과 재작년 27.45대 1이었던 경쟁률은 작년 18.2대 1, 올해 13.68대 1로 내려앉았다. 인천재능대 호텔외식조리과 경쟁률 역시 재작년 22.2대 1에서 지난해 18대 1로 떨어졌다. 작년 인문계전형 40명 모집에서 올해 수시는 수능전형 8명 모집으로 인원을 줄였으나 경쟁률 하락세(14.25대 1)는 계속됐다.
지난해 127.3대 1의 경쟁률로 비예체능 학과 중 최고 경쟁률을 보인 안산대 호텔조리과도 올해 111.33대 1로 주춤했다. 같은 기간 △연성대 호텔조리전공 33대 1→34.62대 1 △두원공대 호텔조리과 18.8대 1→19대 1 △신안산대 호텔조리과 17.1대 1→22.1대 1 등은 경쟁률이 소폭 올랐으나 상종가인 셰프들의 인기와 쿡방 열풍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치라고 보긴 어렵다.한식 관련 학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천재능대 한식명품조리과는 2014학년도 경쟁률 11.5대 1에서 2015학년도 7.66대 1로 하락했다. 올해 수능전형으로 바꾸고 모집인원도 줄였으나 7.33대 1로 더 내려갔다. 배화여대 전통조리과는 주간과정 경쟁률이 작년 8.9대 1에서 10.36대 1로 올랐지만 야간과정은 6.5대 1에서 4.69대 1로 떨어졌다.‘슈스케’를 필두로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보이스 코리아’ 등 오디션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경쟁률이 껑충 뛴 실용음악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집계·분석한 지난해 ‘전문대 수시모집 입시 결과’에 따르면 실용음악과 평균 경쟁률은 218대 1에 달했다. 수시 1차 전문대 경쟁률 상위 5개 학과를 실용음악과가 휩쓸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는 3명 모집에 무려 1206명이 몰려 402대 1을 기록했었다. 4년제대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수년간 실용음악과들이 경쟁률 최상위권을 독식했다.이같은 상반된 입시 결과는 ‘보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여형이다. 일반인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도록 열려있다. 쿡방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기능인들의 경연 성격을 띤다. 보컬이 주축인 실용음악과의 경우 진입장벽이 낮지만 보다 전문적 영역에 속하는 요리 전공은 방송의 인기가 실제 지원으로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조리학과는 일 자체가 힘들어 원래 요리에 관심 있는 경우가 아니면 선뜻 뛰어들기 어렵다. 쿡방이나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에 대한 관심이 곧바로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전문대 입학관계자는 “요즘 인기인 ‘냉부해’나 ‘한식대첩’ 같은 쿡방을 보며 즐기는 것과 요리를 전공으로 택하는 건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후방 분산 효과도 경쟁률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4년제대는 취업률 향상을 위해 전문대와 유사한 실용 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전문대로선 4년제대뿐 아니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명 셰프를 대거 영입한 직업학교와도 경쟁해야 한다.에드워드권이 학장, 최현석 셰프가 교수로 있는 서울현대전문학교 호텔조리전공이 이런 케이스다. 강레오 셰프와 명현지 셰프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호텔조리제과예술학부 학부장과 교수로, 오세득 셰프도 고려직업전문학교 호텔외식조리학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희동 소장은 “취업률이 높은 보건·간호계열 전공을 제외한 전문대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답보 상태”라며 “지방 4년제대 위주로 전문대와 비슷한 학과를 만들고, 직업학교도 학점은행제로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전문학사 학위 취득이 가능해 ‘분산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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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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