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산투자, 유럽보다 일본이 더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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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장“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안 투자처로 꼽혔던 유럽펀드가 예상보다 좋지 않습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유럽연합(EU)이 한 박자 느리게 정책 결정을 하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美 9월 금리 인상 안해
시장의 신뢰 이미 깨져
당분간 위험 관리 치중
장기채권 투자 상품 등
'자산안전 운행'이 먼저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자산전략부장은 4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투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정책 결정 속도가 빨라진 일본 시장이 유럽 시장보다 더 유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기 부장이 이끄는 투자자산전략부는 신한금융지주에 속한 프라이빗뱅커(PB)들의 ‘조언자’ 역할을 하는 애널리스트들로 구성돼 있다. 매월 두 차례 주식투자나 펀드, 채권, 부동산 등을 총망라해 고객의 투자자산을 어떻게 짤지 PB들에게 조언해준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익 위주에서 위험 관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건 11월 이후로 늦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연기한 것은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금리 인상→일시적인 금융시장 혼란→불확실성 해소→달러 강세 둔화→위험자산 회피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 금융시장의 선순환인데 이번 금리 동결조치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만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지면서 투자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지난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 결국 동결됐다. 지난달에 안 했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는 이미 깨졌다고 봐야 한다. 금리 인상이 이달에 이뤄질 가능성이 10%, 12월 50%, 내년 이후 40% 정도라고 본다. 이번 금리 동결 조치로 오히려 금융시장에 불확실성만 커졌다.”
▷투자를 늦추고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는 게 낫다고 보나.
“단기적으로는 수익 위주 투자에서 위험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한다면 국내 장기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상품이나 배당주 등을 추천한다. 지금은 지키는 게 먼저다.”▷선진국 등 글로벌 시장 투자 전망은.
“유럽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기대한 것보다 오르지 않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의사결정 구조상 ‘사공(참여 국가)’이 많아 시장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차리리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일관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본 시장이 유망하다고 생각한다.”
▷해외 시장 자산 배분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글로벌 인컴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추천한다. 신흥국 투자 비중이 낮고 북미 시장 등 선진국 비중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인컴펀드는 세계 고배당주와 채권, 리츠 등에 고루 투자해 배당금, 채권이자, 임대수익 등 정기 수익금을 얻는 펀드다).”
▷국내 시장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하나.
“3년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장기 채권의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 폭은 작았다. 듀레이션(투자자금 회수기간)이 5년 이상인 채권을 많이 담고 있는 국내장기채권형펀드를 추천한다. 공모주 투자 등을 할 수 있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도 나쁘지 않다.”
▷주식시장에 비해 안정적인 중국 채권은 어떤가.
“위안화 환율과 중국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면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달부터 투자자문사도 헤지(사모)펀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PB로서 선택지가 넓어졌다.“사모펀드 운용사를 얼마나 잘 분석하는지도 증권사의 능력이 될 것이다. 플레이어(운용사)들이 많아졌으니 누가 안정적인 수익을 잘 내는지 ‘옥석 가리기’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다. 반짝해서 30~40%의 수익률을 내는 것보다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