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만 돌리면 케이크, 캔연어 굽기만 하면 스테이크…'간편쿡'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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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양념류 올 매출 12%↑…멋스러운 요리 손쉽게 조리대학생 권오현 씨(25)는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최근 요리 페이지를 열었다. 요리 관련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직접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권씨는 연어 캔을 활용한 연어스테이크, 냉동 만두를 응용한 만두 부침개 등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권씨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을 응용하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음식을 만들 수 있다”며 “주변에서도 가공식품을 활용해 요리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쿡방 열풍' 빠진 젊은층, SNS에 자랑할 제품 인기
요리 방송을 뜻하는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요리를 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빅데이터 연구팀인 트렌드분석팀이 올 상반기 1억여건의 블로그 게시글을 조사한 결과 간편 요리나 간편 레시피에 관한 글은 올 상반기 8만5160건이 게재돼 전년 동기보다 1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호 CJ제일제당 트렌드분석팀장은 “직접 요리하는 ‘셀프 셰프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인터넷을 통해 간편 요리 레시피를 찾고, 완성된 요리를 다시 블로그 등에 게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식품회사들은 셀프 셰프족이 대부분 제대로 된 레시피로 요리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고 도구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착안해 요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른바 ‘간편쿡’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간편식보다는 번거롭지만 ‘그럴듯해 보이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게 식품업계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간편쿡 제품은 소불고기 양념, 부대찌개 양념장, 덮밥 소스 등 요리양념류다. 롯데마트가 1~9월 요리양념류 제품군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매출 증가율 2.7%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늘었다. 변지연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매출이 늘면서 식품업계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관련 품목군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일반 가공식품류에서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 나와 인기를 모으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냉장햄 브런치슬라이스는 두꺼운 사각형 햄과 달리 여러 장의 얇은 햄이 겹쳐져 있어 편리하다. 지난 3월 출시 후 85억원어치가 팔렸다. 빵 사이에 채소와 함께 넣으면 브런치 카페에서 볼 수 있는 고급 샌드위치를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백설케익믹스는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케이크 틀에 반죽을 붓고 4분간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면 케이크가 완성되는 제품이다. 지난 5월 출시돼 4개월 만에 약 17만개가 팔렸다. 월평균 매출은 2억원으로 다른 베이킹 믹스 제품 월평균 매출의 10배가 넘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원연어 통스테이크와 하림 닭가슴살 스테이크도 인기다. 동연언어 통스테이크는 캔에 담긴 연어를 꺼내 버터 등에 굽기만 하면 레스토랑에서 파는 연어스테이크 모양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 하림 닭가슴살 스테이크는 닭가슴살에 구운 소금 등으로 맛을 낸 뒤 냉동시킨 제품으로, 간단한 조리법이 주목받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