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류화영, 내실 없는 인지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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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에게 인지도를 일신하는 ‘한 방’은 중요하다. 그것이 부정적이든, 혹은 긍정적이든 아무래도 좋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회를 곧 기회로, 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거다. 긍정적인 한 방이라면 단연 걸스데이의 혜리다.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의 애교 하나로 혜리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제는 편의점 도시락에까지 진출한 혜리는 하나의 현상으로 거듭났다.부정적인 한 방은 아이유다. 그녀의 트위터 잠옷 사진은 아이돌 생명을 끝낼 만큼 치명적인 사태였다. 하지만 아이유는 영리했다. 그 위기를 생명력이 짧은 ‘국민 여동생’이란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활로로 삼았다. 그리고 현재, 설현에게서 점차 자리를 빼앗기는 국민 여동생 수지와 달리 아이유는 대체 불가능한 위치에 올라서 있다.류화영에게도 이들 못지않은 한 방이 있었다. 2012년의 티아라-화영 트위터 사건이다. 이 사건은 런던 올림픽 당시에도 검색어 1위를 내주지 않을 정도로 단순한 연예계 사고가 아닌 ‘사회적 이슈’였다. 사회에 만연한 왕따 현상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방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티아라는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졌고, 티아라 팬덤은 사실상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여기서 피해자로 동정표를 받는 류화영은 이상적인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연예계에서 그녀의 위치는 ‘어색한 부유’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앞의 둘과 달리, 기회를 실패로 빚어낸 셈이다.탈퇴 직후 2012년, 류화영은 힙합에 투신한다. 티아라에서의 래퍼 포지션을 특화하려는 시도였다. 그녀는 사운드 클라우드에 티아라를 겨냥한 랩을 올렸고 20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중은 류화영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류화영은 2013년, 별안간 배우로 전향한다. 왕따 논란을 ‘딛고’ 신인 배우로 거듭났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대중은 이 언론 플레이에서 어폐를 직감했다. 그녀는 왕따 논란을 적극적으로 기회로 삼은 연예인이었으니까.정확히는 왕따 논란 외에는 아이돌로서 어떤 결과물도 없는 연예인임을 인지한 거다. ‘티아라를 싫어하는 것이지, 류화영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라는 인터넷의 한 댓글은 그녀의 입지를 정확하게 조망한다. 결국 배우로의 전향은 류화영이라는 이름에 인지도의 불씨가 남아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팔아보겠다는 행보로 읽혀졌다.그녀의 배우적 재능과 열정을 폄훼하려는 건 아니다. 실제로 tvN 드라마 ‘구여친 클럽’에서 ‘라라’역을 맡은 류화영은 마스카라 번진 눈물 연기로 잠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그뿐이었다. 그 잠깐의 화제도 활용하기 힘들 정도로, 류화영의 진심은 힘을 잃었다. 앞으로 내실이 찬 결과물을 내놓아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아이돌이 가수 외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행보에는 공통된 양식이 있다. 성공을 장담할 순 없지만, 꾸준한 활동으로 지지층을 불려나가는 공식이다. 이 공식만큼은 어떤 아이돌도 다르지 않다. ‘로엔의 딸’ 아이유는 말할 것도 없고, 혜리 역시 2010년부터 이어온 걸스데이의 처절한 생존이 있었기에 지금의 열매를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조용히 신인 배우의 길을 걸었다면, 그녀에 대한 전혀 다른 평가가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류화영의 기획사는 지금까지도 류화영과 티아라를 엮는 언급을 쉬지 않고 있다. 티아라로 비롯했으면서 티아라를 거세했다고 주장하는 모순된 홍보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류화영은 그야말로 ‘인지도’만 남은 연예인이 된 셈이다. 올해 7월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다”고 남긴 그녀의 소감이 공허한 이유다. 배우 다음의 안착지는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으니까.2012년 이후 아직도 내실을 다지지 못한 류화영은 배우도 아이돌도 아닌 어딘가에서 좌초하고 있다. 검색창에 류화영을 입력했을 때, 간헐적으로 올라오는 기사는 SNS 일상 사진을 억지로 끌어다 쓴 짤막한 기사 몇 개. 그리고 각종 시사회와 레드카펫의 드레스 사진 정도다. 이마저의 기사에도 ‘티아라 탈퇴’라는 각주가 붙는 건 빠지지 않는다. 결국 ‘물오른 미모’와 ‘아찔한 볼륨’ 정도가 4년차의 류화영이 얻어낸 결실인 셈이다.
이석우기자 press@maxim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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