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덩치키운 `삼성운용`의 또 다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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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업계 독보적 1위 `삼성자산운용`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1위는 삼성자산운용이다. 최근 10년래 단 한차례도 이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하지만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뜬금없는 얘기지만 A라는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우리동네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규모가 큰 만큼 매출로도 당연 1등이다. A식당 주변에 B라는 식당도 있다. B식당은 A식당에 비해 규모가 절반이다. 규모가 적으니 매출은 A식당에 비해 60~70% 선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경비를 제외하고 실제 주인이 벌어간 순익을 따져보니 B식당이 A식당보다 30~40%가 더 많다.
그렇다면 어떤 식당이 진정한 1등인가?
삼성운용의 운용 자산규모는 현재 197조원 정도다. 그 뒤를 미래에셋운용이 72조원으로 뒤 따른다.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삼성운용의 순익은 230억원, 미래에셋운용의 순익은 316억원이다. 덩치는 삼성운용이 미래에셋운용에 비해 두배 이상 크지만 순이익은 미래에셋운용이 삼성운용보다 37%가량 많다. A식당과 B식당처럼 말이다.
왜 그럴까? 혹시 두배 이상 많은 자산을 굴리기 위해 삼성운용이 그 만큼 많은 인력을 쓰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운용의 임직원 수는 309명, 미래에셋운용은 612명이다. 미래에셋운용이 2배 가량 많다.
도매와 소매 그리고 자산운용사들의 `위기감`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성장을 이끌던 공모펀드 비중이 줄어들며 사모펀드와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기관들이 맡기는 일임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커진 변동성에 큰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펀드 시장을 등진 것도 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빠른 인구 고령화로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이른바 은퇴자금이 큰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규모가 기아급수적으로 늘고 있음은 물론 보험사들을 필두로 은행과 증권사들의 연금상품으로 쌓여가는 돈이 급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인들의 투자자금이 예전에는 자신이 고른 펀드로 직접 들어왔다면 이제는 연금관련 상품 등을 통해 기관을 거쳐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기관들은 고객들이 맡긴 돈을 규모있게 묶어서 특정한 운용 방향과 목표 수익을 설정하고 기관들에게 맡기는데 이를 일임투자라고 부른다.
실제로 2010년(상반기) 기준 전체 자산운용업 시장에서 44.4%를 차지하던 공모펀드 비중은 올 상반기 28.9%로 절반 가까이 줄었든 반면 33.6%였던 일임자금의 비중은 46.8%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운용사들은 이런 변화 속에서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유는 개인들이 직접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받는 운용수수료 보다 기관들이 몇 천억씩 맡기는 일임자산의 수수료가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마치 소매와 도매의 차이처럼 말이다. 운용사들이 같은 규모의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일임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면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그럼 앞서 깨끗이 풀어내지 못한 삼성운용의 왠지 모자란(?) 순익 미스터리를 풀어보자.
삼성운용의 운용자산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문제는 풀린다.
최근 기준 삼성운용의 총 운용자산은 앞서 언급한 대로 197조원. 이중 공모펀드 등 투자신탁 자산이 51조원을 차지하고 나머지 146조원은 일임투자자산으로 채워져 있다. 일임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4%로 업계 평균 46.8%를 27%p 이상 앞 지른다. 다시말해 도매 값으로 운용해 주는 자산이 많다보니 수익성이 그 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수익성 기준으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운용은 전체 운용자산이 삼성운용의 1/3 수준인 72조원(15년10월13일 기준)이지만 이 중 29% 정도인 21조원만 일임자산으로 채우고 있어 두 배나 많은 직원들을 부리고도 삼성운용의 순익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100% 자회사...`밀어주기` 이슈는 피했지만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98.74%(2015년 6월말 기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중반 부터 진행된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 개편 작업 중 하나로 삼성증권과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소유하던 삼성운용의 지분이 모두 삼성생명으로 넘어 간거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에서 부사장을 지낸 구성훈 대표로 삼성운용의 수장으로 내려왔고, 삼성생명의 투자사업부(주식,채권)를 삼성운용으로 일괄 이관 시켰다.
사업부의 이관은 자산이동으로 이어져 삼성생명 내부에서 운용하던 60~70조원의 자산이 그대로 삼성운용에 옮겨진 것이다.
이런 과정속에서 삼성운용이 얻는 효과는 비단 자산증대 뿐만이 아니다. 사실상 삼성생명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일부에서 제기됐던 계열사 밀어주기 논란에서도 한발 벗어 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생명의 런던과 뉴욕법인 마저 삼성자산운용이 인수하며 나름의 글로벌네트웍도 갖췄다. 사실 삼성운용은 지난 2007년 홍콩법인을 설립한 이후 최근 중국 현지에 리서치센터를 설립한 것을 제외하면 해외진출에 상당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서두에서 풀어낸 것처럼 낮은 수익성을 회복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급증한 삼성생명의 자산을 맡아 운용하며 낮은 수수료를 감수해야하고 삼성생명에게 사들인 해외법인들 역시 전략적 진출지라기 보다는 모회사의 사업부를 인수한 형태기 때문이다.
삼성운용은 2020년까지 현재의 200조원 자산을 400조원까지 두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구성훈 대표는 미국의 3대 은퇴자산 운용기관인 캐피탈그룹과의 최근 업무제휴도 이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또 삼성운용의 ETF 상품들의 홍콩과 싱가포르 증시로의 수출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변화의 과정속에 덩치가 확 커져버린 삼성운용, 이제 진검승부를 통한 자산증대는 물론 수익성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치형기자 c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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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업계의 1위는 삼성자산운용이다. 최근 10년래 단 한차례도 이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하지만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뜬금없는 얘기지만 A라는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우리동네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규모가 큰 만큼 매출로도 당연 1등이다. A식당 주변에 B라는 식당도 있다. B식당은 A식당에 비해 규모가 절반이다. 규모가 적으니 매출은 A식당에 비해 60~70% 선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경비를 제외하고 실제 주인이 벌어간 순익을 따져보니 B식당이 A식당보다 30~40%가 더 많다.
그렇다면 어떤 식당이 진정한 1등인가?
삼성운용의 운용 자산규모는 현재 197조원 정도다. 그 뒤를 미래에셋운용이 72조원으로 뒤 따른다.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삼성운용의 순익은 230억원, 미래에셋운용의 순익은 316억원이다. 덩치는 삼성운용이 미래에셋운용에 비해 두배 이상 크지만 순이익은 미래에셋운용이 삼성운용보다 37%가량 많다. A식당과 B식당처럼 말이다.
왜 그럴까? 혹시 두배 이상 많은 자산을 굴리기 위해 삼성운용이 그 만큼 많은 인력을 쓰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운용의 임직원 수는 309명, 미래에셋운용은 612명이다. 미래에셋운용이 2배 가량 많다.
도매와 소매 그리고 자산운용사들의 `위기감`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성장을 이끌던 공모펀드 비중이 줄어들며 사모펀드와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기관들이 맡기는 일임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커진 변동성에 큰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펀드 시장을 등진 것도 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빠른 인구 고령화로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이른바 은퇴자금이 큰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규모가 기아급수적으로 늘고 있음은 물론 보험사들을 필두로 은행과 증권사들의 연금상품으로 쌓여가는 돈이 급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개인들의 투자자금이 예전에는 자신이 고른 펀드로 직접 들어왔다면 이제는 연금관련 상품 등을 통해 기관을 거쳐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이다. 기관들은 고객들이 맡긴 돈을 규모있게 묶어서 특정한 운용 방향과 목표 수익을 설정하고 기관들에게 맡기는데 이를 일임투자라고 부른다.
실제로 2010년(상반기) 기준 전체 자산운용업 시장에서 44.4%를 차지하던 공모펀드 비중은 올 상반기 28.9%로 절반 가까이 줄었든 반면 33.6%였던 일임자금의 비중은 46.8%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운용사들은 이런 변화 속에서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유는 개인들이 직접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받는 운용수수료 보다 기관들이 몇 천억씩 맡기는 일임자산의 수수료가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마치 소매와 도매의 차이처럼 말이다. 운용사들이 같은 규모의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일임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면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그럼 앞서 깨끗이 풀어내지 못한 삼성운용의 왠지 모자란(?) 순익 미스터리를 풀어보자.
삼성운용의 운용자산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문제는 풀린다.
최근 기준 삼성운용의 총 운용자산은 앞서 언급한 대로 197조원. 이중 공모펀드 등 투자신탁 자산이 51조원을 차지하고 나머지 146조원은 일임투자자산으로 채워져 있다. 일임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4%로 업계 평균 46.8%를 27%p 이상 앞 지른다. 다시말해 도매 값으로 운용해 주는 자산이 많다보니 수익성이 그 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수익성 기준으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운용은 전체 운용자산이 삼성운용의 1/3 수준인 72조원(15년10월13일 기준)이지만 이 중 29% 정도인 21조원만 일임자산으로 채우고 있어 두 배나 많은 직원들을 부리고도 삼성운용의 순익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100% 자회사...`밀어주기` 이슈는 피했지만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98.74%(2015년 6월말 기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중반 부터 진행된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 개편 작업 중 하나로 삼성증권과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소유하던 삼성운용의 지분이 모두 삼성생명으로 넘어 간거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에서 부사장을 지낸 구성훈 대표로 삼성운용의 수장으로 내려왔고, 삼성생명의 투자사업부(주식,채권)를 삼성운용으로 일괄 이관 시켰다.
사업부의 이관은 자산이동으로 이어져 삼성생명 내부에서 운용하던 60~70조원의 자산이 그대로 삼성운용에 옮겨진 것이다.
이런 과정속에서 삼성운용이 얻는 효과는 비단 자산증대 뿐만이 아니다. 사실상 삼성생명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일부에서 제기됐던 계열사 밀어주기 논란에서도 한발 벗어 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생명의 런던과 뉴욕법인 마저 삼성자산운용이 인수하며 나름의 글로벌네트웍도 갖췄다. 사실 삼성운용은 지난 2007년 홍콩법인을 설립한 이후 최근 중국 현지에 리서치센터를 설립한 것을 제외하면 해외진출에 상당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서두에서 풀어낸 것처럼 낮은 수익성을 회복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급증한 삼성생명의 자산을 맡아 운용하며 낮은 수수료를 감수해야하고 삼성생명에게 사들인 해외법인들 역시 전략적 진출지라기 보다는 모회사의 사업부를 인수한 형태기 때문이다.
삼성운용은 2020년까지 현재의 200조원 자산을 400조원까지 두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구성훈 대표는 미국의 3대 은퇴자산 운용기관인 캐피탈그룹과의 최근 업무제휴도 이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또 삼성운용의 ETF 상품들의 홍콩과 싱가포르 증시로의 수출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변화의 과정속에 덩치가 확 커져버린 삼성운용, 이제 진검승부를 통한 자산증대는 물론 수익성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치형기자 c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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