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한국'의 민낯] 요우커 "서울보다 도쿄"…관광 한일전은 대역전패

'싸구려 여행·쇼핑 뺑뺑이'의 업보

올 요우커 일본행 114% 급증…한국행 -6.9%
일본, 관광객 유치경쟁 작년 뒤집은후 계속 앞서
한국 관광이 12개월 연속 일본에 밀리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과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각각 1096만명과 1631만명. 한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줄곧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일본에 뒤처졌다.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2000만명 시대를 바짝 앞당기고 있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중저가 호텔 부족, 저가·저질 여행상품으로 인한 관광 만족도 저하 등으로 인해 올해 유치 목표(1620만명) 달성이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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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명 유치 꿈꾸는 일본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1096만5127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8.6% 줄었다. 올해 목표한 1620만명 달성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반면 일본은 축제 분위기다. 지난 10월까지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1631만69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2% 늘었다. 연말까지 1900만명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일본은 2013년에야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한국보다 1년이 늦었지만 2년 만에 2000만명 돌파를 바라볼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없었어도 한국이 일본을 앞섰을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기대를 뛰어넘는 가파른 성장세에 일본 정부는 목표치 수정에 나섰다. 당초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 전까지 외래 관광객 2000만명 돌파를 목표로 삼았으나 지금은 목표치 격상을 검토 중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열린 ‘관광비전 구상회의’에서 “2000만명은 통과점”이라며 3000만명 유치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요우커 “한국보다 일본에 관심”일본의 ‘관광 르네상스’를 이끄는 일등공신은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다. 지난 10월까지 일본을 찾은 요우커는 428만373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6% 늘어났다. 같은 기간 방한한 요우커는 501만1373명(-6.9%). 아직 요우커 숫자가 일본보다 많지만 격차는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 2013년 방일 요우커는 한국의 30.4% 수준인 131만명이었고, 2014년에도 한국의 39.3% 수준인 240만명에 머물렀다. 올해 방일 요우커는 한국의 85.5%까지 쫓아왔다.

요우커가 한국보다 일본을 더 궁금해 하고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국경절을 앞두고 지난 8월1일부터 10월7일까지 나라별 키워드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일본’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위였으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격차가 꽤 크다. 일본 검색량을 100%로 봤을 때 한국의 PC 검색량은 일본의 64%, 모바일 검색량은 54%에 머물렀다.

○관광객 숫자보다 ‘질적 혁신’중요방일 요우커가 급증한 것은 엔저효과, 비자정책 완화 등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 관광이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5월 발표한 ‘여행·관광산업 경쟁력지수’에서 한국은 29위, 일본은 9위였다.

전문가들은 외래 관광객 수도 중요하지만 한국 관광의 ‘질적 개선’을 이루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개별자유여행객(FIT)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저가·저질 여행상품 근절, 친절도 제고, 중저가 호텔 확충 등의 다양한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인에게 한국은 싸고 가까운 여행지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일본은 한국보다 높은 가치와 의미를 가질 만큼 브랜드 파워가 크다”며 “관광객 숫자에 매달려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한국 관광산업의 근본적인 취약점을 보완하고 질적 혁신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